[ET] 나홀로 달러 '약세'..탈달러화 추진하는 러시아

조빛나 2022. 7. 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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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킹 달러'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달러가치가 2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달러가 힘을 못 쓰는 곳이 있습니다.

러시아입니다.

달러 가치가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는데, 국제 거래에서도 달러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모스크바 연결합니다.

조빛나 특파원, 러시아에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러시아 통화는 루블인데요.

최근 달러 대비 루블의 가치가 7년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 공식 환율을 보면, 올 초 1달러당 75루블 수준이었는데요.

2월 말 '특별군사작전' 개시에 이어 서방의 제재가 단행되자 3월 11일엔 120루블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져 5월부턴 70루블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6월 30일에는 51루블까지 떨어졌는데, 2015년 5월 이후 최저였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56~57루블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달러 대비 루블 가치는 올 초 대비 20%가량 상승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 2월, 기준 금리를 20%대까지 올렸는데요.

루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다섯 차례나 내렸습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러시아 중앙은행 총재/22일 : "오늘 우리는 기준금리를 연간 8%로 1.5%포인트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7월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었습니다. 루블의 강세와 상품들의 가격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서방의 제재가 이뤄지면 당연히 루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강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 석유 수출은 세계 2위인데요,

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여기에 중앙은행의 강력한 자본통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우호국으로 지정된 국가들에게는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로 지급하도록 했는데 이후 루블 가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국 기업들에는 외화로 받은 수출대금 최대 80%는 의무적으로 루블로 바꾸도록 했습니다.

반면 외국기업들의 잇따른 철수, 제재의 영향으로 수입은 줄고 있는 것도 루블 가치를 유지하게하는 요인입니다.

중앙은행은 외화자산 유출을 막기 위해 달러의 현금 인출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루블의 이상 강세에 대한 우려는 러시아 내부에서도 나옵니다.

달러당 70-80루블 선이 적당하다는 겁니다.

[안톤 실루아노프/러시아 재무장관 : "수출업자들에게는 환율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가 재정규칙에 따라 해 온 외화매입의 복원이 주요 쟁점입니다."]

[앵커]

국제 거래에서도 달러 위주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1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죠.

천연가스 매장량 1,2위 국가들의 4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협력 발표로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두 나라 최대 국영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이란멜리은행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날 이란 테헤란 외환거래소에서는 달러를 거치지 않고 이란 리알과 러시아 루블의 직접 거래가 처음 이뤄졌습니다.

앞으로 양국 거래에서 달러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러시아는 또 중국과의 교역대금을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인도와도 인도 루피와 러시아 루블 지불 시스템을 추진 중인데, 중국과 인도 모두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크게 늘어난 국가들이죠.

러시아는 지난 3월엔 유라시아경제연합의 5개국,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와는 교역대금 결제를 루블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앵커]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을 대체할 결제망도 개발 중이라고요?

[기자]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스위프트 결제망 거래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러시아 국영은행은 스위프트를 대체할 국제결제 시스템을 개발해왔는데, 브릭스 회원국 간 결제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달 22일 : "브릭스 회원국들과 협력해 국제 결제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대안 체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적극 동조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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