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인상 속도 나중엔 늦출수도"..9월 빅스텝에 무게
'인플레와의 전쟁' 美연준
불과 넉달새 2.25%P 올려
금리인상 속도조절 언급에
美증시 당일 깜짝반등했지만
"0.75%P 우려 여전" 회의론도
월가선 연말까지 3.5% 예상
금리인하는 내년 5월로 전망
◆ 美 또 자이언트스텝 ◆
27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달에 이은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이다.
연준은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 이후 가장 가파른 폭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래 5월 0.5%포인트, 6월과 이날 각각 0.75%포인트씩 올려 넉 달 동안 기준금리를 무려 2.25%포인트 올렸다. 이는 직전 금리인상기(2015~2018년) 3년에 걸쳐 올린 금리 인상폭과 같다.
지난 13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9.1%까지 치솟으면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0.75%포인트 인상으로 결정됐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아직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경제가 후퇴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침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다양한 경제 분야가 좋은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돼야 한다는 점에는 일정 부분 동의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까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되 내년부터는 서서히 금리를 낮춰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오는 9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0.5%포인트로 낮출지 여부를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일정 단계에서부터는 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이후 이어진 네 차례 연속 금리 인상 단행을 언급하면서 "이번 인상이 규모도 크고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다음 금리 인상폭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내리는 대신 꾸준한 정책회의를 통해 연준 관료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파월 의장 발언에 뉴욕 증시가 반등했지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시장은 9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적당히 제한적인 수준인 3~3.5%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언급한 목표인 기준금리 상단까지 도달하려면 올해 세 차례(9월, 11월, 12월) 남은 FOMC에서 금리가 1%포인트 추가로 인상돼야 한다.
28일 오후 3시 45분(한국시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66%로 점치고 있다. 11월과 12월에는 인상폭을 줄여 연속으로 0.25%포인트를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3.25~3.5%로 유지하다가 5~6월께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다.
관건은 앞으로 발표될 지표들이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상폭에 대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지금부터 그때까지 나오는 (경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다음 FOMC는 9월 20~21일로 약 8주간의 공백 기간이 있다. 이 사이에 미국 7월 CPI(8월 10일 발표), 8월 CPI(9월 13일)가 발표된다. 미 고용보고서도 8월 5일(7월분)과 9월 2일(8월분)에 두 차례 나온다. 시장의 7월 CPI 전망치는 8.8%로 물가 상승세가 6월에 정점을 찍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 잭슨홀 미팅(25~27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9월 FOMC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단서를 남길지 주목된다.
[박민기 기자 / 신혜림 기자 / 뉴욕 = 추동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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