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영향 오나..수출물량지수 9개월만에 하락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물량지수가 9개월 만에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수출이 타격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2년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17.84로 전년 동월 대비 2.7% 내렸다.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17.3%), 농림수산품(38.1%) 등이 올랐으나 화학제품(-5.4%)과 제1차금속제품(-10.2%) 등이 내리면서 전체 수출물량지수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출물량의 경우 26개월 연속 증가했다. 손진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수출물량이 줄어든 데다, 화물연대 운송 거부 사태도 수출 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1.3% 내리면서 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광산품(-7.4%),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29.8%), 화학제품(21.2%) 등이 내리면서 수입물량지수도 떨어졌다.
그러나 수출입 금액을 기준으로 한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20.5% 올라 19개월 연속 상승했고, 수출금액지수도 6.9% 올라 2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수출금액지수는 석탄및석유제품(79.1%),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6%) 위주로 올랐다. 수입금액지수는 광산품(48.9%), 컴퓨터, 전자및광학기기(22.1%)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손 팀장은 “수입금액지수는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상당 폭 올랐다”면서 다만 “최근 들어 국제 유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고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며 수입금액지수의 오름폭은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85.18)는 수입 가격 상승률(22.0%)이 수출가격(9.9%)보다 더 크게 올라 1년 전보다 10.0%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 봤을 때 15개월 연속 하락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수가 낮아질수록 교역조건이 나빠진다는 뜻이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0.38)는 1년 전보다 12.4%나 하락했다. 이런 하락 폭은 2018년 9월(-12.8%) 이후 3년 9개월 만의 최대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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