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기는 민주당 만들 것" vs 비명계 '李 불가론'(종합)
최고위원도 친명·비명 갈려.."李 추진력 민주당에 최적" "文이 민주당 전성기"
(서울=뉴스1) 한재준 강수련 윤다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이 열린 28일 8명의 당 대표 후보들이 3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막판 표심에 호소했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은 '이기는 정당'을 내세워 호소했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를 비롯한 비명(非 이재명)계는 지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이 의원에게로 돌리며 '대안'을 선택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예비경선' 정견발표를 통해 "정당은 정권 획득을 위해 존재하고, 정당의 목표는 선거 승리"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패배와 대선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을 지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깊고 깊은 고민 끝에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 책임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출마가 제 정치적 미래를 위협하는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안다"며 "팀이 이겨야 MVP(최우수 선수)도 있는 것처럼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누구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제 온몸을 다 던지고, 당원과 국민의 집단지성에 제 정치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며 "약속을 지켜왔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이 자리까지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이기는 민주당을 위한 약속, 제대로 지키고 실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의원에 맞서 비명계 주자들은 '이재명 불가론'을 피력하며 표심에 호소했다.
97주자 중 한 명인 박용진 의원은 "국민께서 지긋지긋해 하는 내로남불의 정치, 악성 팬덤에 끌려다니는 나약한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며 "당심과 민심이 함께 가고, 다양성이 넘쳐나는 정당, 더 개방적이고, 더 확장적이고, 더 포용적인 매력적인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은 "서울에서 시작돼서 계양까지 이어졌던 그 과정, 100가지 다른 패인 있었다해도, 누구도 그 공천이 가장 큰 패인이고 직접적인 자책점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의원을 저격했다.
이어 "너무나 많은 동지가 쓰러지고, 피눈물을 삼키고 패배했다"며 "누구에게 최종 책임이 있나. 그냥 다음에 이기겠다고 하면 덮어줄 수 있냐. 내가 살겠다고 동지를 죽이는 일, 그것도 당의 최고위급 인사들의 사적 이해가 앞선 그런 일이 우리 민주당 역사에 단 한 번이라도 있었냐"고 물었다.
그는 "다시는 이런 잘못된 태도와 사고방식이 당의 대세가 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며 "선당후사의 공적판단 무너지면 누구라도 심판하는, 가장 중요한 당의 원칙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반명(反 이재명) 진영의 설훈 의원은 "도덕적 우위와 청렴함은 우리의 자부심이었다. 민주당 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지만, 국민의 분노를 무서워하기는커녕 달콤한 사탕으로 여겼다"며 "겸손한 반성과 과감한 혁신으로 민주당은 다시 국민 곁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97주자인 강훈식 의원은 "당 대표가 돼서도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의 미래를 위해 집중하고, 헌신하겠다"고 했고, 강병원 의원은 "우리가 절대 선이기 때문에 국민이 우리를 지지할 것이란 착각에 빠졌던 과거와 결별하자"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당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서번트 리더십, 섬기는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공약했고, 유일한 원외 후보인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본선무대로 이동학을 보내면 변화의 신호를 줄 수 있다. 도전하는 청년들의 이정표가 되겠다"고 했다.
17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의 메시지 또한 친명(親 이재명), 비명 노선으로 극명히 갈렸다.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대표를 꿈꿨다"고 했고,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한 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보여준 추진력, 돌파력, 실행력은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최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계승을 강조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에게 요구했던 건 단 하나로, 반드시 싸워서 뺏어오는 자리든지, 지켜야 할 자리에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며 "문재인의 대변인이라면 그 정도 배짱은 부릴 수 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의원 또한 "문재인 당 대표 시절을 기억하실 것"이라며 "당 위기 앞에 타협하지 않았고, 원칙과 상식으로 정면 돌파했다.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 문재인 네 분의 거인이 당에 계셨던 시절이 민주당의 전성기로 민주당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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