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법카수사·김경수 사면..'어대명' 반전, 3대 변수에 달렸다
선거인단 344명 참여 투표율 89.8%
경선후보 득표수·순위는 공개안해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전대 3파전
당쇄신·계파견제 목소리 반영 풀이
고영인 등 비명 4명 최고위원 진출
친명계 4명과 치열한 각축전 예고
박용진·이재명·강훈식(예비 후보 기호 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2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 당 대표 본경선에 나설 후보로 28일 확정됐다. 김민석·이동학·강병원·박주민·설훈 의원 등 5명은 예비 경선(컷오프)에서 탈락했다. 민주당은 예비 경선 후보들의 득표수와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 경선에서는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383명 가운데 344명이 참여해 투표율 89.82%를 기록했다. 17명의 후보가 도전한 최고위원에는 장경태·박찬대·고영인·서영교·고민정·정청래·송갑석·윤영찬 의원 등 8명이 컷오프 통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의원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확인시키며 무난히 컷오프를 통과했다. 다만 당내 중앙위원의 지지 기반이 약하지만 개혁 노선의 박용진 의원과 경쟁 후보들 중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새 인물인 강훈식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며 어대명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됐다. 당 쇄신과 새 인물 욕구 및 계파 견제의 목소리가 컷오프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에도 당초 친명 후보들이 대거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비명 후보인 고영인·고민정·송갑석·윤영찬 의원이 진출해 친명 후보와 4 대 4 구도를 형성한 만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8명 후보 가운데 최고위원은 5명을 선출하게 된다.
①비명 연대 성사되나=당 대표 후보 등록 전부터 이 의원의 독주는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결국 이 의원을 제외한 박용진·강훈식 의원을 비롯해 컷오프 탈락 후보들까지 포함한 비명 연대 성사 여부가 이재명 일강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변수라는 데 이견이 없다. 97그룹이 단일화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지속했지만 컷오프 이후 단일화는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날 예비 경선 직후 박용진 의원은 “단일화에 시종일관 열려 있다. 빠른 시간 내에 강훈식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고 강훈식 의원도 “원칙적으로 컷오프 후에 논의하자고 한 만큼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탈락 후보들의 지지 선언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재명 독주라는 평가도 거품이 있다”며 “컷오프까지 관망세를 유지했던 의원들이 단일화에 불이 붙은 상황이 오면 판은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의 대체재’ 인물이 부각된다면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는 얘기다.
②김혜경 법인카드 수사···이재명 사법 리스크=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8월 중순께 발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법인카드 의혹뿐만이 아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백현동 용도 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조만간 중간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감사원도 이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용도 변경으로 개발이익이 민간에게 과다하게 돌아갔다며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검경은 경쟁하듯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까지 전방위적으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경의 발표에 따라 민주당은 전당대회 도중 핵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전당대회 이후에 당이 더 극심한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복수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로 인한 친명·비명 간의 균열이 전당대회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③김경수 돌아오나···‘친문 결집’=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여부에 일부 친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전 지사는 친노·친문의 적장자로 민주당 구주류의 구심점으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친명계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김 전 지사가 무죄를 받았다면 지난 대선은 완전히 다른 구도가 됐을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구심점을 잃은 친문이 뭉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친명계 핵심 의원도 “사면이 적절하다”고 했지만 전당대회 도중 김 전 지사의 등장은 상당한 변수가 된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았다.
비명계가 부산·울산·경남(PK)을 정치적 기반으로 한 김 전 지사를 대권 주자로 치켜세우면 같은 대권 주자인 이 의원은 당권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식의 당심이 크게 출렁일 수 밖에 없어서다. ‘당권=대권’을 모두 쥐게 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커지면 어대명 구도에 균열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전 지사가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명계가 뭉칠 수 있고, 뭉치게 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커져 단일화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박예나 기자 yena@sedaily.com정상훈 기자 sesang222@sedaily.com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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