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발암물질·LG생건 가습기 살균제 검출..유통가 안전 관리 도마

김은성 기자 2022. 7. 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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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제공

유통업계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등의 유해물질 검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타벅스의 캐리백과 LG생활건강의 물티슈, GS25의 우유에서 유해물질이 잇따라 나왔다. 특히 문제를 알고도 제품을 뿌리는 등 업체들이 부실한 대응으로 일관해 상품 안전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8일 고객에게 주는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올 5월 소비자가 제기해 문제가 불거진 뒤 약 2개월만에 시인한 모습이다. 폼알데하이드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을 가진 물질로, 세계보건기구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스타벅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22일 공인 기관에 의뢰해 시험한 결과 개봉 전 서머 캐리백 외피에서 평균 459mg/kg, 내피에서는 평균 244mg/kg의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며 “개봉 후 2개월이 경과한 제품은 외피에서 평균 271mg/kg, 내피에서 평균 22mg/kg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고 인정했다. 캐리백은 직접 착용하지 않는 기타 제품으로 분류돼 유해물질 안전요건 대상 제품에 적용되지 않아 관련 기준이 없어서 시험 결과를 해석하는데 시일이 걸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스타벅스는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증정 행사를 하기 전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인정했다. 특히 행사 과정에서 폼알데히드 검출 사실을 알고도 제품을 증정했다.

스타벅스는 “제조사로부터 받은 시험 성적서 첨부 자료에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돼 있었으나 이취에 집중하느라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스타벅스는 보상 차원으로 캐리백을 받은 고객에게 새로 만든 굿즈를 제공키로 했다. 굿즈를 원치 않으면 스타벅스 리워드 카드 3만원을 온라인으로 적립하고,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지 않은 웹 회원은 ‘e-기프트 카드’ 3만원권을 발송할 방침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21일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을 FITI(옛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 연구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캐리백 시험을 한 결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확산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빗발쳤음에도 스타벅스는 초반에 정확한 조사에 나서지 않고 미온적 태도로 대응해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LG생활건강이 출시한 물티슈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 식품의약품안전처

LG생활건강의 물티슈에서는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이 나왔다. 해당 제품은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핑크퐁 캡 물티슈) 중 제조번호가 1LQ인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제품에서 살균 보존제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검출된 것을 적발해 지난 4일 판매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회사는 홈페이지에 이틀 뒤, 언론에는 나흘 뒤에나 알려 늑장 고지라는 비난을 샀다. CMIT와 MIT는 세척제나 물티슈 같은 위생용품 등에 사용할 수 없다. LG생활건강은 가습기 살균제 검출에 대해 “협력업체에서 세척 작업 후 남은 잔여물이 원단에 혼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동원F&B가 제조한 GS25 자체브랜드(PB) 상품 ‘더 진한 초코우유’(스누피우유)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됐다. GS25는 지난 1일 스누피 우유(바나나맛)의 맛이 이상하다는 신고가 들어와 판매를 중단했고, 다른 제품으로도 논란이 일자 지난 4일 딸기·커피·초코우유의 판매도 중지했다. 하지만 판매 중단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5일 홈페이지에 뒤늦게 공지했다. 식약처는 GS25와 동원F&B가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관할 지자체에 회수 계획을 보고하지 않은 채 제품을 자체 회수한 사실을 적발해 각각 경고와 과태료 500만원씩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작 관리와 물품 검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유통 대기업들이 책임 회피와 부실 대응으로 일을 더 키웠다”며 “소비자들이 대기업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사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속하고 충분하게 보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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