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과 소통해보겠습니다" 흉가 찾는 유튜버에 지역주민들 '골머리'

한상헌 2022. 7. 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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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내 흉가 체험 방송만 4600여개
인터넷카페·SNS에 위치 정보 공유도
지역 주민들 심야 소음 등에 피해 호소
지난 4월 흉물로 방치됐던 부산 남천동 수영장 입구. [사진 제공 = 부산경찰청]
"여기에 움직임 감지장치를 한 번 설치해 보겠습니다."

'흉가 체험' 인터넷 방송을 하는 A씨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방치된 흉가에 들어가 유튜브 방송을 촬영하는 걸로 인기가 높다. 영상에 등장한 A씨는 우선 전자기장 측정기를 통해 반응이 나타나는 곳이 있는지 둘러본다. 그는 결과값을 살펴보다 "귀신이 있을 만한 장소를 찾았다"며 주변 소음을 녹음하거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장치를 설치했다. "있으면 대답해 주세요"라며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유튜브 등에서 흉가 체험을 콘텐츠로 하는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인근 지역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야에 소란을 일으키거나 타인 소유 건물에 무단으로 진입하는 등 피해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기준 유튜브 내 '흉가' 영상 검색 결과는 4600여 개에 달한다. 동영상 대부분은 흉가 체험 콘텐츠로 인터넷 방송인들이 빈 집을 한밤 중에 방문하는 영상이다. 이들은 방송에서 비명을 지르거나 흉가에 놓인 물건을 무단으로 건드리는 등 행동을 일삼았다. 귀신을 찾겠다며 심령장비를 가져와 활용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에 인근 지역주민들은 각종 소음과 재산 관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흉가 인근 파출소에서는 인터넷 방송인들이 일으킨 소음으로 들어오는 민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흉가 정보 등이 인터넷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한 번 소문이 퍼진 곳은 재방문이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흉가 체험장이 되는 빈 집은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빈 집 수는 총 139만5000호로 전체 주택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5년 전인 2016년과 비교했을 때 24.6%(27만5000호) 증가한 수치다. 빈 집 비율이 높은 지역은 전남 7.8%(6300호), 경북 6.1%(6700호), 전북 5.8%(4300호)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빈 집이라 해도 소유주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허락 없이 들어가면 건조물 무단침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지난 4월 부산 남부경찰서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폐업 수영장에 무단 침입해 흉가 체험을 하던 20대 5명을 입건했다. 이 수영장은 2005년에 공식적으로 문을 닫은 뒤 흉물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후 부산 남부경찰서에서는 침입방지 경고판을 설치와 구청과 소유주와 협업해 철제 펜스를 들여놓고, 담장을 도색하는 등 공·폐가 관리를 하고 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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