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시교육청 추경안 심사 유보.."기금적립 부적절"(종합)

고유선 2022. 7. 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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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7천억원 적립 계획에 "예산 편성 합리성 떨어져" 비판
서울시 추경안은 헬스케어·대중교통 지원 등 245억원 예비 삭감
서울교육청, 시의회에 조정안 제출.."교육예산 부족할 때 고려해 적립"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윤보람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전체 재원의 70% 이상을 여유 기금으로 쌓아두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자 서울시의회가 "예산 편성의 합리성이 떨어진다"며 돌려보냈다.

2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올해 제2회 추경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등 4건의 안건에 대한 심사를 유보했다.

시교육청 추경안은 정부 추경에 따른 교육부의 보통교부금 추가 교부 및 2021년도 결산에 따른 서울시의 법정전출금 등으로 당초 예산보다 3조7천337억원(35%) 증액 편성됐다.

특히 시교육청은 재원의 46%인 1조7천423억원을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에 적립하고, 26%인 9천620억원은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에 적립하는 등 추경예산의 약 72.4%(2조7천억원)를 적립성 재원으로 편성했다.

시교육청을 소관하는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5일 임시회 회의에서 추경안 심사를 보류했다. 추경안에 구체적인 기금 사용 계획이 없어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 및 심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예결위 역시 추경예산의 대부분을 기금의 여유 재원으로 적립하는 것은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와 합리성이 배제된 행태라고 비판했다.

시의회 예결위 이성배 위원장(송파4·국민의힘)은 "일선 교육 현장에서 학교시설에 대한 개보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할 사안"이라며 "교육재정에 여유가 있는 현시점이 세출 재원을 선제적으로 편성해 적극적으로 집행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기금의 과도한 적립 해결,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적극적인 해소방안 마련, 노후 교육환경에 대한 재정투자 확대, 민간투자사업(BTL) 조기상환 등 차입금 규모를 낮추기 위한 최소한의 개선방안 마련 등을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예결위는 시교육청이 재정투입을 통한 선제적 문제 해결방안을 담은 개선안을 제시하면 심사를 속개하고 조속히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현기 시의회 의장(국민의힘)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일반 조직이나 단체에서도 어느 정도의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빚부터 갚는 것이 정상인데 시교육청은 6천억원 이상의 부채가 있으면서도 기금을 적립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결국 시교육청이 기금을 적립해뒀다가 필요할 때 마음대로 쓰겠다는 심산이 아닌가"라며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짚고 넘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조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고, 기금 적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올해 추경으로 교부금이 늘어 기금 적립액도 많아졌지만, 이는 경기침체 등으로 교육 예산이 부족할 때를 고려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부금 감소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금으로 적립할 것을) 국회와 교육부도 지시했다"며 "적립액이 2조7천억에 달하다 보니 방대해 보이지만 세입이 많이 생겼다고 세출에 무조건 편성해 불용액을 늘리는 것보다 가정에서 여윳돈을 적금 들듯이 여유 재원이 있을 때 적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시가 제출한 2차 추경안은 시의회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총 245억원 삭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도 일부 감액됐다.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 10억원과 청년취업사관학교 5억원이 깎였고, 수변 감성도시(지천 르네상스) 관련 예산도 1억4천만원 삭감됐다.

장기간 요금 동결 등으로 적자가 심화한 대중교통 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66억5천만원 감액됐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은 4억원, 수소차 보급 사업은 30억원 깎였다.

다만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예산이 삭감됐더라도 예결위 심사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예결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인 이성배 의원이다.

시의회는 29일까지 예결위 심사를 진행한 뒤 다음 달 5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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