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란' 일단락..초대 경찰국장에 '비경찰대' 김순호 유력

이유진 기자 2022. 7.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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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 경찰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강윤중 기자

‘14만 전체 경찰회의’가 취소된 데 이어 일선 경찰들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오는 30일 열려던 ‘지구대장, 파출소장 회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경찰 지휘부와 일선 경찰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경란’이 일단락된 것이다. 경찰국 초대 국장에는 비경찰대 출신 인사가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 연기 “갈라치기 우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28일 전국 각지 경찰들이 보낸 경찰국 신설 반대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 한수빈 기자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유근창 경감은 28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오는 30일 예정됐던 행안부의 경찰국 설치 반대 행사는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유 경감은 “경찰관 몇 명이 커피숍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눠도 공개적이라며 단체행동, 지시위반, 품위손상으로 징계한다는 세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며 “우리들의 희망을 ‘갈라치기’ 등으로 악용하는 (이상민) 행안부장관에게 또 다른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많은 분들이 저에게 개인적으로 참석 희망 표시를 하셨지만, 취재를 통해 참석자가 공개되면 ‘희생’만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이 회의는 ‘14만 전체 경찰회의’에 호응해 추진됐다. 하지만 전체 경찰회의를 제안한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이 전날 회의를 자진 철회하면서 ‘지구대장, 파출소장 회의’도 동력을 상실했다.

경찰 안팎에선 경찰대 개혁을 앞세워 ‘경찰대 출신 대 비경찰대 출신’을 갈라친 정부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25일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하고, 경감 이하 직급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며 경찰대 출신을 지목했다.

내일 경찰국 초대 국장 발표···비경찰대 유력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있는 경찰청 마크 뒤로 28일 경찰청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한수빈 기자

경찰국 초대 국장으로는 비경찰대 출신인 김순호 치안감(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간부후보 출신인 김희중 치안감(경찰청 형사국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강서면허시험장에서 열린 모바일 운전면허증 개통식에 참석한 후 “경찰 입직 경로가 다양하다. 순경으로 출발, 경찰대 졸업, 간부 후보생 출신 등이 있다”며 “누가 초대 경찰국장으로 적합한지 열심히 검토하고 있다. 김순호 치안감도 유력한 후보로서 검토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김 치안감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고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경장 경력경쟁채용(경채)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경찰청 보안과장, 광주 광산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 보안부장, 경기남부경찰청 경무부장,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장 등을 지냈다. 현재 경찰청 안보수사국장이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장을 맡고 있다.

이 장관은 이르면 29일 경찰국장 인선을 마치고, 경찰국 출범 하루 전인 내달 1일 나머지 경찰국 인선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행안부 직제 일부 개정령안에 따르면 경찰국은 국장을 포함해 16명으로 구성된다. 경찰국 산하에는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과 등 세 과가 설치되며, 인사지원과장과 자치경찰과장은 모두 경찰 총경이 맡는다. 이들 자리에도 ‘경찰대 출신 배제’ 기조가 관철될 공산이 크다.

지난 6월 말 기준 치안감 34명 중 경찰대 출신은 25명으로, 전체의 73.5%를 차지한다. 간부후보 출신은 6명(17.6%), 고시 및 변호사 경채 2명(5.9%), 일반(순경) 출신 1명(2.9%)이다. 전체 총경 632명 중에선 경찰대 출신이 381명(60.3%)이다. 이어 간부후보생 출신 147명(23.3%), 순경 출신 85명(13.4%), 고시 및 변호사 경채 19명(3.0%) 순이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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