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중국 견제' 대규모 반도체산업 지원 법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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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반도체 산업 진흥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거액을 투입하는 내용의 '2022 칩과 과학법안'을 가결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성격도 띤 이 법이 시행되면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를 둘러싼 미-중 경쟁과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 법안 가결 직후 성명을 내어 "이는 미국의 보다 탄력적인 공급망을 뜻하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을 외국에 너무 의존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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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TSMC·삼성·SK 등 투자 혜택 볼듯
지원받은 기업 중국 투자 제한 조항까지
샌더스 등 "지나친 대기업 특혜" 반발
미국 상원이 반도체 산업 진흥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거액을 투입하는 내용의 ‘2022 칩과 과학법안’을 가결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성격도 띤 이 법이 시행되면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를 둘러싼 미-중 경쟁과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27일 반도체 산업과 과학 연구 지원에 2800억달러(364조5040억원)를 투입하는 내용의 ‘칩과 과학법’을 찬성 64 대 반대 33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반도체 생산시설 신설과 확대 등에 527억달러, 세금 혜택 등으로 240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원도 곧 같은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 지원은 제조 분야에 390억달러, 연구와 인력 훈련에 110억달러, 연구 결과를 군수산업 등에 조기에 적용하는 데 20억달러를 지원하는 게 법안의 내용이다.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다른 영역들에서도 10년간 과학 연구 지원에 2천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추진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공급 부족에 시달린 게 시발점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핵심 기술 제품인 반도체, 전기 배터리 등 4가지 주요 품목의 공급망 탄력성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그 결과 해당 품목들의 국내 생산역량 재건과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반도체 등의 생산시설을 중국의 위협을 받는 대만이나 비우호적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 아래 이를 미국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상원에서는 지난해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지만, 하원에서 기후변화 예산 등을 끼워넣은 법안을 가결하자 어떤 내용을 첨삭할지를 두고 진통을 겪었다. 결국 단순화된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타협이 이뤄졌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 법안 가결 직후 성명을 내어 “이는 미국의 보다 탄력적인 공급망을 뜻하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을 외국에 너무 의존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칩과 과학법’이 발효되면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미국 인텔, 대만 티에스엠시(TSMC), 한국의 삼성과 에스케이(SK) 등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에는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을 유도하는 내용까지 들어 있어 뚜렷한 중국 견제 목적도 확인된다. 이 법에 따른 미국 정부의 지원금이나 세제 혜택을 받은 기업은 중국·러시아 등에서 신규 시설을 짓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를 어기면 지원금을 회수하도록 규정했다. 반도체 생산을 둘러싼 공급망 재편 작업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의회가 이런 법안을 가결한 것은 기업 자율을 중시해 온 전통적 산업 정책에서 큰 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가 정부 재정으로 특정 산업과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은 불공정하고 시장경제에 위배된다고 주장해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1970~80년대에는 기업들이 스스로 잘했다”며 “중국이나 독일 같은 나라들이 거액을 투자하는 21세기”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버니 샌더스 의원 등은 인텔 등 특정 기업에 거액을 몰아주는 특혜 법안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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