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AI·반도체·배터리 융합..빛고을 미래는 'MoT산업 도시'

임동률 2022. 7. 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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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융합 집적단지·국가 데이터센터 등 발판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이 첫 번째 과제
전남과 힘 합쳐 '남부권 반도체 벨트' 조성 추진
민선 8기 광주광역시는 자동차산업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을 융합하는 ‘MoT(Mobility of Things) 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정했다. 사진은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

민선 8기 광주광역시가 ‘MoT(Mobility of Things) 산업의 도시’로 미래를 정했다. MoT 산업은 지역 주력 산업인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산업을 융합하는 것을 뜻한다.

광주시는 이미 조성에 들어간 AI 산업융합 집적단지와 국가 데이터센터 등 국내 최대 규모 AI산업을 발판으로, 자동차와 가전 등 주력 산업에 반도체를 더해 사물인터넷(IoT) 세상을 넘어 MoT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광주시는 첫 번째 과제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꼽았다. 전라남도와의 상생을 위해 광주·전남이 공동 추진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서 5년간 향후 340조원의 기업 투자를 끌어내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광주·전남은 지난 8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도체 특화단지가 꼭 필요하다”고 윤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남부권 반도체 벨트 조성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1일 열린 취임식에서 ‘광주 신경제지도’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미래 산업 및 미래 먹거리를 위한 핵심 요소는 반도체’라고 규정했다. 메모리, 대량생산 중심의 수도권·중부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적하는 남부권(영호남 반도체 동맹) 반도체 벨트 조성 추진에도 나서기로 했다.

2021년 세계 반도체산업은 6000억달러(약 785조원) 규모로 2030년에는 1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반도체를 무기화하는 가운데 기술보안과 국가산업을 지켜나가는 민간 파운드리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대응 방안이라는 게 광주시의 주장이다.

광주시는 반도체 중에서도 AI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AI·데이터 생태계의 혁신과 미래 반도체 신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수 핵심 기술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모바일·자동차·가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융합해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관련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2030년에는 지금의 여섯 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AI 반도체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AI 반도체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생산 기반 구축과 더불어 알고리즘, 팹리스(반도체 설계·개발 전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소재·부품·장비, 수요 기업 등 AI 반도체 생태계 가치사슬을 집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비수도권에 우수한 반도체 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고 자동차·가전·기계·로봇·헬스케어 등 지역 기존 주력 산업과 연계하는 반도체산업 전 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에 최고의 투자환경 제공

정부는 지난 2월 ‘국가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공표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접목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기술력이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넘어 미래의 경제·안보 패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임을 분명히 했다.

광주시는 우선 기업 수요 연계형 고급 전문인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시장 및 기업이 요구하는 고급 인력을 상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다지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 인재 양성 허브 구축의 핵심인 ‘반도체 융합 인재 캠퍼스’ 건립에 나설 방침이다. 광주시는 전남대 등 지역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교수진과 교육시설, 연구시설을 통합 운영해 효율성을 높인 반도체 전문학과를 즉시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비수도권 반도체 벨트 조성 및 인력난 해소를 위해 영호남 주요 대학과 협력해 시설·교수 연계형 반도체 학과를 신설한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분야별 주관 대학을 지정하고 팹리스, 파운드리, 응용기업 등과 연계 및 융합 연구개발을 통해 반도체 혁신 기술을 개발할 고급 인력 확보에 나선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특별법 근거 특화단지 지정 계획 등) 및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한 뒤 산·학·연 중심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신규 산업단지 및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맡는다.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상생을 위해 반도체 특화단지 후보지를 접경지로 정하고, 초광역 산업단지 조성 방안 검토 등 상호 협력을 담당할 실무추진단 운영 계획도 세웠다.

광주시는 반도체 특화단지가 지정되면 국내 최고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기업과 지역의 상생 노력을 통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뤄지는 발전적 생태계를 구현하겠다고 공언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반도체산업 육성 조례를 신설해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근거해 특화단지 지정 이후 파격적 세제 혜택 및 시설투자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와 전남은 수자원과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최고의 반도체 투자 환경을 갖췄다”며 “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을 발판으로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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