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발 대만 긴장.. 미국 항공모함 띄우자 중국 무인기로 '응수'

조영빈 2022. 7. 28. 1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으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하원의장 '보호'를 명분으로 항모전단을 대만 해역 인근으로 급파하자, 중국은 정찰은 물론 지상 폭격도 가능한 무인기를 대만 상공으로 띄워 응수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한 '경고성 시위'로도 해석된다.

중국 국방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 우리는 절대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모함 대만 이동 중국 무인기 대만 비행
중국 "대만, 무인기 비행 몰랐다" 주장
대만, 중국 격퇴 대규모 군사훈련 실전처럼 수행 중
중국 인민해방군의 TB-001 무장 무인공격기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TB-001은 꼬리가 두 개 달린 전갈을 닮았다고 해서 '쌍꼬리 전갈'로 불린다. 타이완뉴스 화면 캡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으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하원의장 '보호'를 명분으로 항모전단을 대만 해역 인근으로 급파하자, 중국은 정찰은 물론 지상 폭격도 가능한 무인기를 대만 상공으로 띄워 응수했다. 대만도 중국군의 침투에 대비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시행 중이다.


중국, 지상 포격 가능한 무인기 출격..."대만 몰랐다" 주장

2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무장 무인정찰기(TB-001)는 지난 25일 중국 본토에서 남중국해 진출의 관문 격인 바시 해협을 거쳐 대만 해협으로 출격했다.

꼬리가 2개 달린 전갈을 닮았다고 해서 '쌍꼬리 전갈'(双尾蝎)로 불리는 TB-001은 최대 35시간 동안 6,000㎞를 비행할 수 있는 장거리 중고도 무인기다. 유도폭탄(FT-7)과 공대함 미사일(AR-4), 공대지 미사일(FT-8D)을 탑재하고 있어 '정찰'과 '공격' 능력을 모두 갖췄다.

해당 무인정찰기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돌았다. 섬 주변에 '원형' 항적을 그리며 사실상 '포위 비행'을 한 것으로 TB-001이 대만 해협에서 이 같은 비행을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만이 중국 무장 무인정찰기의 이런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대만 군 당국은 당일 중국의 Y-8 초계기와 J-11 전투기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으나 TB-001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만 언론이 하루 뒤인 26일 "중국 무인정찰기가 대만 북동쪽과 남서쪽 상공 등을 비행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대만 군 당국이 아닌 일본 방위성 발표를 인용한 것이었다. 중국 무인정찰기가 자국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알고도 의도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사실과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대만군의 방공 시스템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며 "중국군의 압도적 우위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군, 펠로시 호위 작전 착수...중국 "우리는 한다면 한다"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의 무인정찰기 활동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한 '경고성 시위'로도 해석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중국 군대는 절대 (펠로시의 대만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날 국방부 대변인의 경고를 언급하며 "중국인은 한다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5년 전 대만을 방문했던 뉴트 깅그리치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펠로시가 물러설 경우 대만에는 막대한 타격"이라며 그의 대만행을 독려한 데 대해서도 "깅그리치는 대만 문제에서 악랄한 태도를 보였는데 그런 극단적으로 무책임한 발언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반면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을 밀어붙치고 있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27일 "펠로시 의장이 자신과 하원 외교위원장인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의원에게 대만 일정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군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호위'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미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경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병력과 장비 이동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베이징대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항모전단이 25일 싱가포르를 출발해 남중국해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 항로대로라면 대만 해협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군 움직임도 긴박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이 공격할 경우 대만군이 격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대만군은 중국군의 대만 상륙을 저지하는 군사 훈련을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 중이다. '한광훈련'으로 불리는 이 훈련은 대만이 38년째 매년 실시하는 군사 훈련이지만, 올해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등으로 긴장감 속에 치러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 순리팡 대변인은 "이번 훈련이 어느 때보다 실천처럼 진행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국제 환경을 면밀히 검토해 훈련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