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러닝메이트 트럼프-펜스..공화당 주지사 경선서 잇단 격돌

방성훈 2022. 7. 28. 15: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지아·애리조나 이어 위스콘신 주지사까지
공화당 내 경선서 세차례 연속 다른 후보 지지
美언론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서 격돌 전망"
둘 모두 공식 출마 선언은 아직..연설에선 경선 참여 시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러닝메이트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적(敵)으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사진=AFP)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펜스 전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9일 치러지는 공화당 내 위스콘신주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각각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펜스 전 부통령이 한때 러닝메이트였던 트럼프 전 부통령과 결별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잇따라 저격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이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레베카 클리피쉬 전 위스콘신 부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개인 건설 사업자인 팀 미셸을 지지한다면서, 선거자금 모금을 돕기 위해 다음주 밀워키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앞서 두 사람은 조지아주 주지사 후보 경선과 애리조나주 주지사 경선에서도 각각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

애리조나 주지사 경선은 내달 2일 실시하며, 지난 5월 치러진 조지아 주지사 경선에서는 펜스 전 부통령이 지지한 현직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원을 받은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을 꺾었다.

미 언론들은 이들 경선이 두 사람의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전초전 혹은 대리전 격이라며,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명백하게 선긋기·거리두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까진 두 사람 모두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은 하지 않은 상태다.

두 사람은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멀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사태를 계기로 완전히 갈라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동참하라며 펜스 전 부통령을 압박했지만 펜스 전 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대립 구도는 지난 26일 서로 멀지 않은 장소에서 각각 따로 연설을 가지면서 본격화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젊은 아메리카 재단’ 보수학생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선거 부정이나 도둑맞은 투표 같은 일은 없었다. 내가 믿음을 포기하고 침묵하기로 동의했었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당장 멈추겠지만,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이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문제에서 거리를 둬야 한다. 내가 할 일은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며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가 주관하는 ‘미국제일 주의 정책 회의’에 참석해 의사당 난입사태는 2020년 대선이 사기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나 집회·연설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2024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 왔으며, 현재는 언제 공식 추마를 선언할 것인지 가늠하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는 공화당의 잠재 대선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데다, 대선 사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적대시하는 사례가 많아 반대론자들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이 대립하면서 공화당이 양분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FT는 2024년 대선에서 누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인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지지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친(親)공화당 정치평론가이자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더그 헤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점치면서 “트럼프 지지자들 중 적어도 3분의 1을 펜스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도와 보수 간 대결이 아니다. 누가 가장 트럼프 같으냐, 적어도 트럼프와 비슷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