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규제는 무리한 시도..정부 논의에 겁부터 난다"

최은수 2022. 7. 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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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기협 주최 '인터넷동영상서비스 규제 혁신 전문가 토론회‘
다수 부처 OTT 규제 논의에 성장 저해 우려
"과거의 틀로 규제 시도해서는 안돼"
글로벌 OTT와 경쟁력 갖출 수 있는 정책적 지원 절실

[서울=뉴시스]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규제 혁신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최은수 기자).2022.07.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인터넷동영상서비스는 액체와 같기 때문에 규제하려는 시각 자체가 무리라는 공감대를 갖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실에서 개최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규제 혁신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OTT 급성장으로 인해 다수 정부 부처에서 규제 적용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틀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에 전문가 및 사업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성민 교수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 경쟁력 원천은 넷플릭스로 거론됐으나 이제 넷플릭스 시대도 갔다는 얘기가 나오고, 틱톡이 제일 잘 나가는 추세“라며”이처럼 인터넷동영상 서비스는 고정되지 않아 규정할 수 없다. 액체와 같기 때문에 규제하려는 시각 자체가 무리라는 공감대를 갖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OTT들끼리 질서를 잡게 해야 한다“며”법적으로 규정하고 자율성을 열어주는 규제틀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사업자 간 질서를 서로 합의하고 정부는 그 때 생기는 문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화가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 관련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국회 등에서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이용대가 지불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입법 보다는 국내 네트워크 산업의 경쟁력이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박성순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국제망 수가 부족한 게 문제”라며“우리나라는 국제 망 순위에서 1개위, 1.5개위에도 속하지 않고 KT만 유일하게 2개위 사업자에 속한다. 국내 OTT가 해외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1개위 사업자 선정, 해외 망 확충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 이용료를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낼 수 있겠지만 신기술 개발로 상당한 트래픽이 발생하는 스타트업도 의무가 부과될 경우 이들의 역할 줄어들고 혁신 사업 시도 자체가 불가하다”고 우려했다.

최근 OTT의 독점 중계가 늘어나면서 ’보편적 시청권‘ 박탈 우려가 제기된 것과 관련해 OTT가 보편적 서비스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광용 네이버 정책전략이사는 “가구당 도달율에 인터넷동영상서비스도 포함시켜야 한다”며“예를 들어 네이버는 프로야구 등 중계에 참여자 수가 나오는데 이를 가구로 계산해서 시청 가구수에 합산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언했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팀장은 최근 정부 규제 논의로 인해 OTT 사업자들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들을 토로했다. 노동환 팀장은 “지난 5월 국회에서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상 OTT에 대한 정의가 넓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부처 간 협의됐던 여러 사항들이 오히려 만들어진 뒤에는 이견이 발생한다. 실행에 있어서는 오히려 사업자를 옥죄는 규제 강화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OTT 산업에서 제작, 수급, 이용자 영역 등에서 다양한 갈등이 생기고 있지만 정부의 중재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노 팀장은 “OTT 산업이 미디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가 각각의 영역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가이드라인을 주고 어떻게든 선순환 구조로 작동할 수 있는 방향성을 만들어야 하지만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체부, 방통위, 과기부, 공정위 등 부처가 많은데 사업자 영역에서 봤을 때 정책이 어떻게 나아갈지 예측이 안된다”며“정책단에서 실천력을 갖고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보호 방안 등 정책이 나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민 교수는 ”규제 혁신이 반드시 규제를 없애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전한 틀을 만드는 작업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만들어 놓은 옛날 틀을 들이미는 것이 문제다. 기존의 과거 불필요한 규제들을 제외시키는 작업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용 이사는 “인터넷 업계가 정부와 신뢰를 구축하기 힘들다”며“선한 목적으로 지원책을 만들었을 때 규제로 확장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 정부에서 어떤 논의를 하면 겁부터 나는 게 현실이다. 장기적으로 문제가 지속될 것이냐 문제에 대해 검토를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끝으로 노 팀장은 ”OTT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관점이 변하지 않으면 규제 혁신은 이뤄지지 않는다“며”규제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알아야 한다. 사업자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자구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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