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총질' 문자 파문 이후 뚝 끊긴 출근길 문답

심진용 기자 2022. 7. 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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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일정으로 연일 출근길 문답 무산
교육부 업무보고 연기하고 일정 추가
'회피용' 비판에 대통령실 "오해 없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29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무산됐다. 당초 예정이던 교육부 업무보고를 뒤로 미루고 예정에 없던 외부일정을 추가하면서다.

대통령실은 28일 오전 공지를 내고 29일 오전 예정이던 교육부 업무보고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오후 들어서는 “잠깐이라도 보고를 드리고 싶다”는 교육부의 요청이 있었다며, 교육부 업무보고를 29일 오후에 진행하겠다고 정정 공지를 했다.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논란이 불거진 지난 26일 이후 출근길 문답은 연이틀 열리지 않았다. 29일까지 내리 사흘 생략되는 셈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에 앞서 외부일정이 있는 날은 출근길 문답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27일은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일정으로, 28일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 일정으로 출근길 문답이 열리지 않았다. 29일 첫 공식일정을 용산 청사에서 진행되는 교육부 업무보고로 잡았다면 출근길 문답이 진행됐겠지만, 외부일정으로 대체하면서 이 또한 무산됐다.

‘내부 총질’ 문자 논란 관련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은 당분간 들을 수 없게 됐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여름휴가를 간다. 다음달 8일에나 출근길 문답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 논란은 확전 양상이다. 이 대표가 전날 ‘양두구육’이라고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고,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앙천대소’라고 받아쳤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29일 일선 파출소를 방문하고, 코로나19 방역 상황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파출소 방문에 대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안전과 치안상황을 점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방역 점검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휴가철을 보낼 수 있도록 사전 점검 차원에서 마련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 문자 논란에 출근길 문답을 피하기 위해 용산 청사에서 열리는 교육부 업무보고를 미루고, 대신 외부일정을 추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그런 오해가 없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추가된 일정에 대해서는 “휴가 떠나기 전 긴급하게 챙겨야 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공식적인 출근길 문답이 열리지 않으면서, 취재진 일부는 평상시와 다른 형식으로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을 시도했지만 답변은 듣지 못했다. 전날 비상경제민생회의 참석 후 청사로 돌아오는 윤 대통령을 향해 취재진 일부가 질문을 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답변 없이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날도 몇몇 기자들이 정조대왕함 진수식 참석 후 청사로 돌아온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청했지만 답변은 없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함께 청사로 돌아온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입구 벽면에 걸린 그림을 보며 짧게 대화한 후 집무실로 이동했다.

‘내부 총질’ 문자 논란 이후 윤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통령실도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영범 홍보수석이 전날 브리핑을 열고 “지나친 확대해석이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지만 개인적인 입장일 뿐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 휴가 기간에도 논란이 사그라들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윤 대통령의 이미지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감한 이슈 앞에 출근길 문답을 의도적으로 생략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10일 윤 대통령 취임 한달을 맞아 ‘새로운 10가지 변화’ 중 하나로 도어스테핑을 꼽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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