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불빛으로 추억의 풍경을 밝히다
'달동네 작가' 정영주 개인전
추억의 판자촌 한지로 표현
청년작가 단체전 '살갗들'
김은정 박광수 이우성 등
개성 넘치는 작업 선보여
서울 학고재 갤러리 본관에서 '달동네 작가' 정영주(52)의 개인전 '어나더 월드'가 27일부터 8월 21일까지 열린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그린 신작 28점이 걸렸다. 정영주는 2008년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후부터 서울 상계동과 부산 등 유년시절 가족과 살았던 달동네 풍경을 작업의 소재로 삼기 시작했다.
26일 만난 정 작가는 "집을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힘든 시기에 옛 집과 골목길을 그리면서 스스로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 집을 표현하기에 한지의 구김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한지를 오려 붙이는 파피에 콜레 기법이라는 노동집약적 작업으로 탄생한 작업이다. 캔버스에 밑그림을 그린 후 지붕, 집, 돌계단, 언덕의 형태로 구겨서 접은 한지를 붙인다. 조각칼로 집의 모양을 새긴 뒤, 아크릴 물감을 칠한다. 겹겹이 종이로 쌓아올린 마을인 셈이다. 현실에선 달동네를 만나긴 쉽지 않다. 작가는 판자촌을 갈 때마다 사진을 찍고 재구성을 해서 캔버스에 옮긴다고 설명했다. 상상의 풍경을 그린 뒤 마지막에 빛을 그려넣는다.
사계절 연작은 여름부터 봄의 순서로 걸렸다. 정 작가는 "봄부터 겨울로 향하는 끝을 표현하지 않고 순환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번 전시에는 여름을 그린 작품이 많아서 푸른색이 주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1달 반이 걸려서 완성한 가장 큰 200호 크기의 '어나더 월드'는 전시장의 입구에 걸렸다. "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가면 언제든 문 열고 반겨주는 고향집 같은 편안함을 얻게 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골목길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지만 따스하게 느껴지는 건 새어나오는 불빛 때문이다. 정 작가는 "집을 10년 넘게 그리다 보니 작품이 많이 밝아졌다고 하더라. 빛도 희미하고 숨어 있었는데 지금은 더 밝고 선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수영(38)의 '우주' 연작은 캔버스 속으로 방대한 우주를 그려넣었다. 화려한 빛을 발산하는 별빛들을 두터운 붓터치로 그린 '우주 03'은 위아래 구분이 없어 일부러 작품을 거꾸로 걸었다. 바다의 모래처럼 별과 은하가 산재한 '우주 02'를 "우주의 은하가 모래알처럼 많다는 말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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