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열었더니 "너무 젊은 엄마가.." 뒤바뀐 시신에 660억 소송

고인이 된 김경자씨와 그의 가족(뉴스12 캡처) /사진=뉴스1

미국의 한 장례식장에서 한인 여성의 시신이 뒤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유족들은 장례업체를 상대로 66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뉴스12,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지난해 뉴저지주에서 한 장례업체의 실수로 한인 여성 고(故) 김경자씨(93)의 시신이 또 다른 김씨 성을 가진 70대 한인 여성 고 김화자씨의 시신과 뒤바뀌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한 김경자씨의 유족은 고인이 다니던 교회에서 한국식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 시신은 장례식이 열리기 사흘 전 장례업체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틀 후 교회에 도착한 관을 확인했다가 유족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관 속 시신이 너무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딸 김금미씨는 업체 측에 "어머니의 시신이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업체는 "방부 처리와 화장 때문에 달라 보일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결국 장례식은 그대로 진행됐다. 그리고 묘지에서 관을 내려놓으려던 때 업체는 유족에게 "절차를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통보했다. 업체 측이 다른 고인의 유족에게 사진을 요청해 확인해보니 실제로 시신이 뒤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금미씨는 이 충격에 자리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업체는 가족에게 다음날 장례식을 다시 치르자고 했지만 교회는 일정이 되지 않아 빌릴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업체 측 장례식장을 이용하기로 했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 또 일정을 미뤘다. 결국 장례식 날짜가 자꾸 바뀌면서 많은 조문객은 고인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없었다.

유족들은 "이 실수는 장례업체 측의 계약 위반이자 어머니를 존중하지 못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업체를 믿고 맡겼는데 그들이 신뢰를 저버렸다"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엉망이 된 것 같아 가족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고 했다.

업체는 장례비 9000달러(약 1200만원)를 환불해주겠다고 했지만 유족들은 이를 거절하고 업체를 상대로 5000만 달러(약 66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이는 명백한 업체 측의 과실이며 시신에 이름표만 제대로 붙였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소송에서 이기게 되면 모든 돈은 어머니가 평생을 바쳐 헌신했던 교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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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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