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짖게하고 폭행해 기절까지..선임 해병 "강하게 키우려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해병대에서 선임병에 의해 장시간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기절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는 제보가 공개됐다.
군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해병대 2사단 예하부대에서 선임병 1명이 후임병에게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가 밝힌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부대 소속 A 상병은 지난달 19일 초소 근무 중 후임인 B 일병이 타중대 선임병들의 기수를 암기하지 못한다며 폭행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사령부 "법에 따라 엄정 처리 예정"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해병대에서 선임병에 의해 장시간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기절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는 제보가 공개됐다.
군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해병대 2사단 예하부대에서 선임병 1명이 후임병에게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부대원 일부도 이 사안을 알고 있었으나 사실상 묵인하거나 방치했다"면서 "일부 간부 중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가혹행위 잔존부터 부대 측 후처리까지 총체적 문제들이 포착됐다는 주장이다.
군인권센터가 밝힌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부대 소속 A 상병은 지난달 19일 초소 근무 중 후임인 B 일병이 타중대 선임병들의 기수를 암기하지 못한다며 폭행했다. 초소 뒤편 CCTV 사각지대로 B 일병을 불러내 "만만하느냐"면서 뺨을 7~8대 폭행했다는 것이다.
또한 A 상병은 B 일병에게 "너는 외우지도 못하니까 짐승이다"라면서 "개처럼 짖어라. 말티즈처럼 짖어라"라고 폭언했다. 이어 고양이나 양 등 동물 소리를 내라고 지시한 후 명치 등을 재차 폭행했다. B 일병은 체감상 20~30분간 폭행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근무 후인 같은 날 새벽 2시30분쯤, A 상병은 근무 복귀후 B 일병이 자신보다 먼저 옷을 갈아입었다며 취침 중이던 B 일병의 선임병들을 전부 깨웠다. 이후 샤워 중이던 B 일병으로 하여금 선임 개개인 모두에게 사과할 것을 강요했다. B 일병은 같은 달 22일에도 구타 및 괴롭힘을 당해 결국 기절,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했다.
군인권센터는 B일병의 가혹행위 사건을 다룬 부대 측의 태도도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B 일병이 퇴원 후 부대로 복귀하자 소속 대대의 한 주임원사는 "이정도면 많이 쉬지 않았느냐" "일병 땐 누구나 힘들다" "네 정신력 문제다" 등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타부대로 전출당한 A 상병 역시 B 일병에게 연락을 취해와 "널 강하게 키우려고 한 것"이란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 일병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를 구속하여 엄정수사하는 것은 물론 구타·가혹 행위를 인지해 놓고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른 주임원사 등에 대해서도 의법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엄정한 사건 처리를 약속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군인권센터의 기자회견 직후 "해당 부대는 사고 발생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조치 했고, 피해자의 치료여건 보장을 위해 현재 본인 희망하에 민간병원서 진료 중"이라면서 "군사경찰에서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고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병대 내 가혹행위에 대한 추문은 최근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엔 후임병 5명을 가시달린 나뭇가지로 폭행하거나 '식고문'(엄청난 양의 음식을 전부 먹도록 강요하는 가혹행위)을 자행한 해병대원 1명이 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달 초엔 후임병들에게 재롱잔치를 시키고 '웃기지 않다'며 폭행 및 폭언한 또 다른 해병대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험지 빼돌린 간 큰 고교생들…교사 컴퓨터 해킹했다 - 시사저널
- ‘전쟁 영웅’ 젤렌스키는 어쩌다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나 - 시사저널
- ‘강남 유흥업소 사망’ 흰가루 정체, 2000명분 ‘필로폰’이었다 - 시사저널
- 신축 아파트서 악취…천장서 ‘인분’ 나왔다 - 시사저널
- 서울 아파트 사려면 몇 년? “월급 한 푼 안 쓰고 36년 모아야” - 시사저널
- 尹대통령은 ‘왜’ 민심에서 멀어졌나…전문가 3인의 진단 - 시사저널
- 폭염 예상되는 올여름 4가지 질환 조심하라 - 시사저널
- 남은 여름 건강히 보내기 위한 ‘3가지’ 방법 - 시사저널
- 오미크론보다 더 강한 변이가 왔다 - 시사저널
- 말만 화려했던 ‘과학방역’…결국 알아서 살아남아라?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