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강력 거리두기, 사회적 손실 대비 효과 떨어져"(종합)
기사내용 요약
"중증 높은 변이 나오면 재도입 가능"
"격리 생계지원 등 전향적 접근 필요"
"요양병원 감염 취약…당장 개선해야"
[서울·세종=뉴시스]이연희 구무서 기자 =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방역 당국은 고강도 거리두기를 도입하는 대신 의료대응 역량을 확보하고 저소득층 격리지원비 지급, 아프면 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국가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28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시점부터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유행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유행 정점을 뒤로 미루는 데는 한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 아이들의 학력 손실 등 비용보다 효과가 줄어드는 시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가의 책임은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의료대응 또는 방역대응 역량을 미리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전달해 드리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나아가 "특히 지금의 재유행은 이미 (2~4월) 오미크론 대유행이 끝난 시점부터 4차 접종 독려, 경구용 치료제의 충분한 확보, 유연한 병상 운영 준비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재도입 가능성을 묻는 국민의 질문에 대해 김남중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가능성은 낮지만 델타 변이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중증도를 가진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고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 중환자 수 줄이기, 사망자 수 최소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현재의 자율방역은 국가 주도의 광범위한 일률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다는 한정적인 의미이고, 다른 부분은 그래도 엄격한 방역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가 간 검역이나 확진자의 격리의무 등 여러 방역정책에서는 아직까지도 국가 주도적인 부분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 주도의 광범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비용을 압도적으로 상회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는 지속 가능한 정책들을 펴기 위해서는 이러한 접근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 유튜브 이용자는 생중계 채팅창을 통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책임만 면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자율방역을 유지하지만 고위험군의 중증화나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가 모든 재정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고위험군이 밀집한 요양병원·시설에서 집단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기동전담반을 구성한다든지 전담 요양병원을 만드는 등 각종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두 전문가는 이날 정부와 방역 당국에 코로나19 확진자들에 대한 생활비와 치료비 지원,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남중 이사장은 "국력에 비해 요양병원이나 대형병원에 다인실이 많아 결핵, 홍역 등 감염관리를 하기에 취약하다"며 "지금 당장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재훈 교수는 "방역과 의료대응 역량에 있어서는 국가의 책임은 어느 정도는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한 가지 아쉬운 것들은 자가격리자에 대한 생계지원이라든지 아니면 소외받은 계층에 대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아프면 쉴 수 있게 하는 여건도 국가의 책임이라는 넓은 관점으로 본다면 전향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환자를 신속하게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여건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검사나 입원·치료비 그리고 치료제·백신의 충분한 확보에 대해서 국가에서 충실히 책무를 완수하겠다. 저소득층 생활지원비 지원이나 아프면 쉴 수 있는 환경 등을 제공하기 위해 더 세심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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