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톨릭교회 악행' 사과에 캐나다 정부 "첫발 뗐지만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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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캐나다 가톨릭 기숙학교의 원주민 아동 학대에 거듭 사과했지만 캐나다 정부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캐나다 CBC·토론토스타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교황은 25일 앨버타주 매스쿼치스의 옛 원주민 아동 기숙학교 부지를 방문해 캐나다 원주민 사회에 처음 사과하면서 신체적, 언어적, 심리적, 정신적 학대를 읊었지만 성적 학대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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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원주민관계부 장관 "성적 학대 언급없고 기독교인 개개인 문제로 치부"
(서울·밴쿠버=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조재용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캐나다 가톨릭 기숙학교의 원주민 아동 학대에 거듭 사과했지만 캐나다 정부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캐나다 CBC·토론토스타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를 방문한 교황은 이날 퀘벡주 퀘벡시티에 도착해 메리 사이먼 총독과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영접을 받고 환담했다.
이날 교황은 연설에서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깊은 부끄러움과 슬픔을 느낀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교황은 "당시 기숙학교는 원주민의 언어와 문화, 세계관을 잠식하면서 많은 해를 끼쳤다"며 "정부 당국이 주도한 개탄스러운 문제의 제도로 인해 수많은 아동이 가족과 헤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교황의 공식적인 사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용서를 비는 것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 첫 단계일 뿐"이라고 언급하며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더 남아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사이먼 총독도 같은 자리에서 교회가 할 일은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황의 방문에 대해 "원주민과의 화해와 치유, 희망, 회복에 전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이는 온전히 원주민의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속적인 노력과 이해로 화해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필수적인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교회의 향후 행동과 관련해 더 많이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크 밀러 왕립원주민관계부 장관은 교황이 퀘벡시티에 도착하기 전 교황의 사과에 무시할 수 없는 '틈새'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교황이 원주민 아동이 겪은 학대 중 성적 학대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황은 25일 앨버타주 매스쿼치스의 옛 원주민 아동 기숙학교 부지를 방문해 캐나다 원주민 사회에 처음 사과하면서 신체적, 언어적, 심리적, 정신적 학대를 읊었지만 성적 학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밀러 장관은 교황이 기독교인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했을 뿐, 교회라는 기관으로서의 책임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교황 방문을 두고 원주민 사회와 피해자, 유족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고 AP는 전했다.
일부는 교황의 사과가 진실되고 치유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교회를 직접적인 책임의 주체로 인정하는 데 충분히 나아가지 못했고 교회가 정부 정책에 단순히 가담했다는 정도로만 시인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아동 유해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가톨릭교회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 기숙학교는 19세기 초중반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대부분 가톨릭교회가 위탁 운영했지만 아동들에게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kite@yna.co.kr,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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