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우크라전서 중립 지키는 아프리카 '위선' 맹비난

현윤경 2022. 7. 2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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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데 가세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규탄과 제재에 가세하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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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전쟁으로 못 불러".."러시아는 제국주의적 식민 세력"
베냉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7일(현지시간) 파트리스 탈롱 베냉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서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데 가세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순방 2번째 나라인 베냉에서 파트리스 탈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웃 나라를 침공하기로 결정한 '제국주의적 식민 세력'이라고 지칭하며 "그들이 당신의 나라에 머리를 들이밀면, 설사 (그들이)반대로 이야기 한다고 해도 이를 달리 생각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규탄과 제재에 가세하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자신들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편에 서는 것을 거부한 채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프리카에서 러시아가 정보를 왜곡하고, 우크라이나 편에 서는 나라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식량과 에너지를 이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정규군의 군사작전 외에도 비정규 무장조직, 사이버 공격, 선전전을 동시다발로 벌이는 현대전 양식을 의미한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아프리카 나라들에 용병 그룹을 배치하고 있다며 "이는 아프리카 대륙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경고했다.

카메룬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야운데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카메룬 수도 야운데의 프랑스 대사관에서 현지 동포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2.7.26 photo@yna.co.kr [2022.07.27 송고]

마크롱 대통령은 베냉에 앞서 방문한 카메룬에서도 기자회견에 나란히 나선 폴 비야 대통령 면전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너무나 자주 전쟁을 전쟁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으며, 누가 전쟁을 시작했는지 말하지 못한다. 이는 외교적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위기가 악화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오랜 군사협력 등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해 러시아를 향한 비난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카메룬, 베냉에 이어 28일까지 기니비사우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번 순방은 그가 재선된 후 처음으로 나선 해외 방문으로 그만큼 아프리카가 프랑스 정책 순위에서 우선 순위에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최근 감소하자 아프리카 대륙과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일부 영토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카메룬의 경우 러시아와 방위 협정을 맺고 중국이 광산 개발에 나서면서 프랑스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었다.

마크롱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직전인 23일부터 27일까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집트를 시작으로 에티오피아, 우간다, 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차례로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 강화를 타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당시 글로벌 식량 부족이 러시아 책임임을 부인하고, 서방이 주도한 세계 질서를 거부할 것을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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