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대북정책 '꼼꼼하게' 비난한 김정은.. 첫 대남 메시지

전승절 연설로 맹비난.. '대적 투쟁' 본격화 전망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강력 경고했다.

지난달 당 전원회의에서 대남 '대적 투쟁' 기조를 천명한 김 총비서가 이번에 직접 나서 우리 정부를 향한 강경한 비난을 쏟아냄에 따라 앞으로 대적 투쟁이 본격화·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번 '전승절' 행사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 대북 기조와 이에 따른 군사 행동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총비서가 윤 대통령 실명을 거론한 것과 직접적으로 비난을 가한 것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비서는 윤 대통령에게 '남조선 당국자' 같은 '중의적' 표현도 쓰지 않고 거침없이 비난을 가했다.

김 총비서는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다" "윤석열과 그 군사 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봐줄 수만은 없다"고 위협혔다.

이전에도 북한 선전매체들이 윤 대통령에게 막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낸 적이 있지만, 이번엔 김 총비서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경고의 무게감이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김 총비서가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정책을 일일이 비판했단 점도 눈에 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27일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69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는 "지금 남조선(남한) 새 정권은 우리 정권과 군대를 다시금 '주적'으로 규정"하고 "우리 국가(북한)의 전쟁 억제력을 무력화시킬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고 허세를 부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측이 '무기 개발 빛 방위산업 강화 책동'에 열을 올리고, 미국의 '핵전략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여 '전쟁 연습'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한국형 3축 체계'를 세워놓고 핵심 전력을 키우는 등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적 규정' '선제 타격론' '무기 개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3축 체계 확립' 등은 지난 5월 윤석열 출범 전후로부터 3개월여 간 내놓은 대북 행보를 사실상 모두 거론한 것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던 김 총비서가 이번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건 향후 대남 전략에 대한 내부의 '결론'이 내려졌단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김 총비서는 특히 "우린 윤석열이 집권 전과 집권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최근에 내뱉는 분수없는 망발들도 듣고 있으며 모든 군사적 행동들을 놓침 없이 살피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계속 지켜봤단 점도 강조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선 만큼 지난달 예고한 '대적 투쟁'도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새로 수립한 대남 군사작전계획 이행 차원의 군사 행동도 거론된다. 최근 새로 임명된 리선권 당 통일전선부장 주도의 활동도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8월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거나 이후 미뤄뒀던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남북 간 대결적 여론전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