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터널의 끝이 보이네"..코스피 2700까지 반등한다
안도랠리 전망 속 3분기 실적이 최대변수로
깜깜한 터널에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경기침체를 부인하면서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을 내놓았다. 주식·채권·가상자산 등 자산시장이 당분간 안도랠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연준의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오는 9월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의 여지를 열어놓으면서도 “(언젠간)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 경제에서 아주 잘 기능하고 있는 영역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현재를 경기침체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7%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62%, 4.06% 폭등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일로는 지난 2008년 12월 16일 이후 최대폭 상승 랠리다. 당시 연준은 FOMC 정례회의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0.25%로 인하했다. 나스닥지수의 이날 상승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주가가 급반등하던 지난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피가 2600~27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월 의장이 향후 긴축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면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중요하지만 6월 수치가 정점이라고 예측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 고점을 2700선으로 제시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일 중요한건 금리인상 속도였는데 시장이 우려하던 점에 대해 답변을 준 셈이라 시장이 안도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우리나라 수출주들이 선방하면서 하반기 코스피가 2600 이상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 장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지만 추세적 상승 전환은 연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분간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면서도 “물가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은 후행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3분기 실적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도 “여전히 높은 물가가 추세 상승을 억누를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요 둔화는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는 ‘베어마켓랠리’ 또는 ‘안도 랠리’ 정도로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채권금리는 3년물 3%를 기준으로 전망이 다소 갈렸다. 윤 센터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까지는 올릴 것”이라며 “국고채 3년물은 올해 말 기준 3% 전후에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센터장은 “향후 1년간은 3년물 기준 3% 극초반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가상자산시장도 환호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8.1% 오른 2만29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이 종료된 후 도달하게 될 최종 기준금리가 현재 시장이 예상한 수준보다 더 상향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선 빗썸 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연준 최종 기준금리는 3.50~4.00% 내외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약화된 경제지표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 명분이 줄었다”고 평했다. 이어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인상 경로에서 연준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안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호·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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