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정신병원 입원환자 대상 면회·외출 지침 마련"

보건복지부에 기본권 증진 정책 권고
코로나19 후 면회·산책 제한 진정↑
면회·외출·산책 등 병원마다 제각각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보건복지부에 코로나19 등 감염병 유행기에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게 하는 관련 정책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인권위는 우선 치료 목적의 면회·외출 제한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판단에 따르되, 방역 목적의 면회·외출 제한은 일관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각 정신의료기관이 ‘코로나19 관련 면회·외출 내부지침’을 자체 수립해 시행하라고 했다.

이어 방역 목적으로 부득이 방문면회를 제한할 때는 화상면회, 영상통화 등의 대안적 수단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도하라고 했다.

또 코로나19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산책·운동 등이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를 위한 산책·운동 최소기준’을 마련해 정신의료기관에 안내하라고 했다.

인권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면회·산책 제한과 관련한 진정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작년 12월 양주, 일산 등 전국 14개 정신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은 모든 정신의료기관에 똑같이 존재함에도, 면회·외출·산책 등 입원환자의 권리 제한 방식이 병원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면회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 보장하는 입원환자의 기본 권리다. 그러나 조사대상 병원 14곳 중 6곳 만이 방문면회를 허용했다. 그마저도 면회 대상을 멋대로 제한해 가족 외에는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2년간 방문면회를 포함해 화상면회, 영상통화까지 모두 제한한 병원도 2곳 있었다.

또 외부 산책은 대부분 병원에서 매일 30분에서 1시간씩 허용하고 있으나 주로 옥상 및 건물 테라스로 한정돼 신체 운동과 충분히 연계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출 역시 방역 목적과 치료 목적이 혼재된 채로 일관성 없이 허용 또는 금지되는 등 인권침해 우려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인권위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그 침해를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일관되고 공정한 기준을 적용함이 마땅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병원별로 코로나19와 관련한 면회·외출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도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는바 ‘수용관리 및 계호업무 등에 관한 지침’에 따라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매일 30분 내지 1시간 이내의 운동이 보장되듯이 정신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산책·운동에 관한 최소기준을 마련해 입원환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권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