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파괴 공사"..대구 금호강 '산책로' 건설 두고 환경단체 비판
대구 금호강에서 진행 중인 산책로 건설 공사를 두고 환경단체가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는 28일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공사를 멈추고 생태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공사 구간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이자 이동 통로인데 이 곳에 길을 내면 생태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면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고 경관이 우수한 공간을 파괴하는 산책로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4일에도 산책로 공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수성구는 지난해 9월부터 9억7900만원을 들여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사업 1단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말까지 범안대교~매호천(2.8㎞)에 폭 2m의 산책로를 내는게 주요 사업내용이다. 이중 하천 공사가 진행 중인 고산동 인근 약 400m 구간을 두고 환경단체가 문제삼고 있다.
수성구는 이 구간의 공사를 위해 최근 콘크리트 타설 작업 등을 벌여 석축을 쌓았다. 공사 구간에 있던 나무도 베어냈다.
이에 환경단체는 지자체가 생태 전문가의 자문을 무시하고 하천을 점령하고 반생태적 토건공사를 밀어 붙인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공사 현장 인근의 강물을 채취해 수질 검사를 진행 중이다.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은 “산책로가 들어서면 야생동물의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도 “생태적으로 민감한 곳에 길을 내서는 안된다”면서 “강 옆을 따라 자연식생을 걷어내고 산책로를 만드는 것은 전혀 생태적 고려가 안된 공사”라고 밝혔다.
수성구는 대구환경청과 소규모환경영향평가 관련 협의를 통해 현재의 공사 방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성구 관계자는 “산책로 계획 단계에서 생태 전문가 등의 자문을 받았다”면서 “주변환경 피해를 최소하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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