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앨런 길버트 "8년만에 내한..열정 있는 한국서 다시 연주 기뻐"
기사내용 요약
전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지휘자
KBS교향악단과 첫 무대...주말 마티네 콘서트
"진은숙 작곡가와 친한 친구...'권두곡'으로 서막"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KBS교향악단 연습실.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이어진 첫 리허설에 지휘자 앨런 길버트는 땀으로 옷이 흠뻑 젖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항상 (땀으로) 젖어있다"고 장난스럽게 웃은 그는 이번이 한국 오케스트라와의 첫 무대다.
2014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 지 8년 만의 한국 방문이다. 이날 오전 연습을 마친 후 KBS교향악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저는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고, 친구들도 많다. 몇 시간 만에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자연스러운 리더십으로 단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그는 "리허설은 연주를 수정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공연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지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KBS교향악단과 첫 호흡을 맞추며 흥미로웠던 건 색깔이 변해가는 과정이에요. 연주자들에게 유연성이 있다고 느꼈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지휘하고 있죠."
KBS교향악단의 하반기를 여는 정기연주회에 함께하는 길버트는 29일 오후 8시 아트센터인천, 30일 오전 11시30분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둘째 날 공연은 KBS교향악단 66년 역사상 최초로 열리는 주말 마티네 콘서트다.
"많은 마티네 콘서트를 해봤고, 저는 낮 공연을 좋아해요.(웃음) 한국은 굉장히 음악적인 나라에요. 제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연주를 하고 있지만, 관객들의 열정이 있는 한국에서 다시 연주하게 돼 기뻐요."
지난 2017년 뉴욕필을 떠난 그는 현재 독일 함부르크의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와 스웨덴 로열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엔 NDR 엘프필하모니와 내한 공연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기도 했다.
길버트는 "저는 다행히 코로나19 상황에도 지휘를 멈추지 않았다. 행운이었다"며 "처음엔 온라인 공연도 했지만,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 모두 계속 연주를 이어갔고 관객들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 역시 3~4개월 전에 코로나19에 확진돼 앓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선 길버트가 2019년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취임 당시 위촉돼 세계 초연한 작품인 진은숙 작곡가의 '권두곡'이 문을 연다. 진은숙의 고국에서 이 곡의 두 번째 지휘를 하게 된 그는 "진은숙 작곡가는 저와도 아주 친한 친구이고, 훌륭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제게도 의미 있는 곡인데, 한국에서 연주하게 돼 더 의미 있다"며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밝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을 들려준다. 드보르자크가 여름휴가를 보내던 체코 보헤미아 지방의 전원적인 분위기를 경쾌하고 희망차게 표현한 곡이다. 길버트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는 밝고 아름다운 곡"이라며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단원들과 유연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오스트리아 출신 젊은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지난 2009년 로린 마젤에 이어 뉴욕필을 맡게 된 길버트는 첫 뉴욕 출신 음악감독으로 주목을 받았다. 뉴욕필 단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연습실을 드나든 '뉴욕필 키즈' 출신이다. 뉴욕필은 자신에게 스승과도 같다고 했었던 그는 8년간 몸담았던 이 기간을 돌아보며 "매우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의 오케스트라이고, 부모님이 활동한 곳이죠. 훌륭한 오케스트라로, 제겐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뉴욕은 상상력의 한계가 있을 뿐 모든 것을 펼칠 수 있는 특별한 곳이에요. 저는 뉴욕을 사랑하죠."
오는 9월 길버트가 취임 후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말러의 교향곡 사이클을 이어간다. 스웨덴 로열 오페라에선 슈트라우스, 차이콥스키, 거슈윈 등 다양한 오페라를 다룰 예정이다. "어딘가의 음악감독으로 있다는 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죠. 레퍼토리 확장과 필요성, 오케스트라 단원과의 관계 형성 등 다양성과 균형성을 맞춰 다채로운 곡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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