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잡을 '눈'에 '주먹'까지 갖춘 '정조대왕함' 떴다

김정은 '南 군대 전멸' 위협한 날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진수
관습 따라 주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진수줄 잘라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주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광개토-Ⅲ 배치-Ⅱ 1번함인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DDG-995·8200t급) 진수식을 거행했다. 정조대왕함 항해 이미지 컴퓨터그래픽(CG). [해군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조선의 성군 정조가 최첨단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으로 부활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28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주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광개토-Ⅲ 배치-Ⅱ 1번함인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DDG-995·8200t급)을 처음 물에 띄우는 진수식을 거행했다.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를 지닌 관습에 따라 김 여사가 정조대왕함에 연결된 진수줄을 잘랐다.

국내 독자 설계 건조한 정조대왕함은 지난 2019년 건조 계약 체결 이후 2021년 착공식과 기공식을 가졌으며, 이날 진수식에 이어 시험평가를 거친 뒤 오는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돼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해군은 정조대왕함이 첨단과학기술 기반 해양강군 건설의 상징이자 국가전략자산으로 전투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조대왕함은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가 아테네에게 준 방패 ‘아이기스’(Aegis)에서 유래한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은 물론 요격능력까지 보유해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조대왕함은 광개토-Ⅲ 배치-Ⅰ인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에 비해 전투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경하톤수 7600t, 길이 166m의 세종대왕급에 비해 8200t, 170m로 커졌고 스텔스 성능도 강화됐다. 특히 기존 세종대왕급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탐지는 가능했지만 요격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아 ‘눈’은 있지만 ‘주먹’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것과 달리 요격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미국 레이시온사의 장거리 함대공유도미사일 SM-6를 2023년부터 2031년까지 7600억원을 투입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SM-6는 사거리 240∼460㎞ 가량으로 해군이 운용중인 SM-2의 사거리 170㎞를 2배 이상 상회한다. 또 국내개발을 추진중인 함대지탄도유도탄도 탑재할 예정으로 탄도미사일 요격능력과 함께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주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광개토-Ⅲ 배치-Ⅱ 1번함인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DDG-995·8200t급) 진수식을 거행했다. 정조대왕함 주요 장비와 무장. [해군 제공]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와 장거리대잠어뢰·경어뢰를 탑재하고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도 탑재할 수 있어 대잠작전 능력도 보유하게 됐다. 추진체계 역시 세종대왕급의 가스터빈 엔진 4대에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HED) 2대가 더해져 일반 항해시 연료를 절감하는 경제적 기동이 가능하다.

정조대왕함 진수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 전멸’을 운운하며 위협을 쏟아낸 당일 이뤄졌다는 점도 공교롭다. 방극철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은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통합소나체계, 한국형수직발사체계-Ⅱ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향후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국가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