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미사일·잠수함 잡는 차세대 구축함으로 재탄생
2024년말 군 인도.. SM-6 유도탄 탑재 전망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조선시대 성군 정조대왕이 우리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으로 재탄생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선 '광개토-Ⅲ 배치(Batch·유형)-Ⅱ' 사업 1번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이 거행됐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건조한 정조대왕함은 지난 2019년 건조계약 체결 후 작년에 착공·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됐다.
해군 구축함 명칭은 국민으부터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극복에 크게 기여한 호국인물로 선정하고 있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正祖·1776~1800년 재위)는 21대 왕이었던 조부 영조(英祖·1724~1776년 재위) 사후 만 23세에 왕위에 올랐으며, 24년의 재위 기간 중 수원화성 건설 등 조선 후기 부흥을 이끌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정조대왕함이 취역하면 기존 7600톤급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용함'에 이어 우리 해군의 4번째 이지스구축함이자, 첫 번째 8200톤급 구축함이 된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폭 21m, 경하톤수 약 8200톤으로 세종대왕급 구축함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는 커졌지만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스텔스' 성능은 더 강화됐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또 대공전투용으론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아울러 정조대왕함엔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과 탄도미사일 요격 목적의 함대지 탄도유도탄과 장거리 함대공유도탄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다.
특히 장거리 함대공유도탄은 미국 '레이시온'이 만드는 SM-6급이 될 전망이다. SM-6는 최고 34㎞ 고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사거리는 240~460㎞ 정도다.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SM-2 함대공유도탄은은 사거리가 170㎞로 SM-6의 절반 수준인 데다 항공기가 아닌 탄도탄 요격능력은 없다.
정조대왕함의 대잠수함전 장비로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통합 소나체계, 그리고 장거리 대잠어뢰 및 경어뢰가 탑재된다. 군 당국은 이들 장비에 대해 "적 잠수함·어뢰 등 수중 위협 탐지능력이 크게 향상된 데다, 적시적인 대잠공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조대왕함엔 2024년부터 우리 군이 도입하는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도 실을 수 있다.
이밖에 함선 추진체계는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전기 추진체계(HED) 2대를 더했다. 이에 따라 저속 항해 땐 전기 추진체계 사용으로 연료를 절감하는 경제적 기동이 가능하다.
정조대왕함은 앞으로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함정 진수 땐 해군 관례에 따라 진수식 주빈의 부인이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자른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진수줄을 자른 뒤엔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절단하고 샴페인병을 선체에 부딪쳐 깨트리는 안전 항해 기원의식이 진행된다.
이날 진수식엔 정부와 군 주요 직위자, 국회의원, 방산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방극철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은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독자 개발한 통합 소나체계 및 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며 "향후 우리 해군의 핵심전력으로 국가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동길 해군 기획관리참모부장은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인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급 이지스함보다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해양 영토를 굳건히 지키는 수호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군은 미래 위협과 전장 환경의 변화에 대비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양강군 건설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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