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금리역전 장기화 조짐.. 한은 '물가안정-침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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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2020년 2월 이후 2년 반 만에 역전되면서 물가 안정과 경기침체 최소화 해법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추월하면서 강달러 추세에 기름을 붓게 되면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데다 외화 자본유출, 무역수지 적자 등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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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美금리인상’ 대책 고심
원화 약세에 자본 유출 가능성
추경호는 “국내에 영향 제한적”
무역적자 · 물가상승 우려까지
한은에 추가 빅스텝 압박 증가
28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2020년 2월 이후 2년 반 만에 역전되면서 물가 안정과 경기침체 최소화 해법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추월하면서 강달러 추세에 기름을 붓게 되면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데다 외화 자본유출, 무역수지 적자 등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은은 올해 남은 세 차례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돌아가는 국내외 여건을 볼 때 오는 8월 25일 금통위 회의 때가 아니더라도 결국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카드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 기준금리(2.25%)를 연말까지 3%대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물가 관리라는 명분만을 앞세워 기준금리를 계속 큰 폭으로 올리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및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자본 유출입, 환율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른 단계별 비상계획을 재점검하고,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필요 시 적시에 시장안정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도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달러 강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한때 1320원대 중반까지 연고점을 높였고, 1300원 초반에서 머무르는 상황이다. 무역수지는 지난 6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 81억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수입물가가 높아질수록 국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자금이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더 낮은 한국보다 좋은 투자처를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달러 상황에 금리 역전까지 벌어지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부추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와 한은은 과거 사례에 비춰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는 점을 근거로 위험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다른 데다 일관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의 불안감은 크다.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인 △1996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9월 △2018년 3월∼2020년 2월에는 자금이 순유입됐던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새벽 국제금융시장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무리 없이 소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글로벌 이벤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자본 유출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윤명진·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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