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에 수감자 맞교환 제안..5개월만 미-러 대화 성사될까
미국이 러시아에 상대국에 수감중인 자국민 교환을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됐던 미-러 간 대화가 5개월 만에 성사될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 전 해병대원 폴 휠런과 미국에 수감중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의 맞교환을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맞교환 계획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승인을 얻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이들의 석방에 관한 중대한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향후 며칠 내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하리라 예상한다”며 “우리 정부는 이 제안(석방)에 대해 반복적, 직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해왔고 이번 대화가 문제 해결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화가 이뤄진다면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미·러 외무장관 간 공식 대화가 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나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관련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수감자 맞교환 문제와 관련해 “이번 제안은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 사이에 한 번 논의된 적이 있다”며 “양국 정상은 관련 조직에 협상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한이 있는 부서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며 “구체적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브리트니 그라이너는 올림픽 2관왕 WNBA 스타로, 지난 2월 러시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그의 가방 속 대마성 전자담배 카트리지가 발견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라이너는 이날 첫 법정 진술에서 자신의 가방에서 카트리지가 발견되긴 했지만 자기 것이 아니고 어떻게 카트리지가 가방에 들어갔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말했다. 아울러 체포 이후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적절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서류에 서명할 것을 요구받았다고도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소량의 마약도 휴대가 불법이며, 그의 카트리지에선 0.702g이 발견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불리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에 처했으며 10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폴 휠런은 전 해병대원으로, 2018년 스파이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1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라이너, 휠런과 맞교환 가능성이 대두되는 빅토르 부트는 ‘죽음의 상인’이란 별칭을 가진 무기 거래상이다. 미국인을 살해하고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판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미 일리노이주에서 복역중이다. 2008년 체포된 이래 러시아는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계속해서 미국에 석방을 요구해 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부트 측 변호인은 맞교환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4월에도 러시아에서 경찰관 폭행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인 트레버 리드와 러시아 마약 밀매범 콘스탄틴 야로셴코를 교환했다. 1986년에는 미국 언론인 니컬러스 다닐로프와 소련 물리학자 제나디 자하로프를 맞바꾼 바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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