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업계, 돌격소총 팔아 10년간 2조 넘게 벌어

제조업자들 "예전엔 총기난사 거의 없어..총 아닌 사람이 문제" 강변

돌격 소총을 판매하는 미 총포상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미국 총기업계가 민간인을 상대로 돌격소총을 팔아 지난 10년간 최소 17억 달러(약 2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하원의 정부감독개혁위원회는 이날 의회 청문회에서 대니얼 디펜스, 시그 사우어, 스미스앤드웨슨, 스텀루거, 부시마스터 등 미국 내 5대 총기 제조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업체별로 보면 대니얼 디펜스는 2019년 4천만 달러(약 524억 원)였던 공격용 총기 매출이 지난해 1억2천만 달러(약 1천571억 원) 이상을 기록해 3배가 됐다.

같은 기간 스텀루거도 3천900만 달러(약 511억 원)에서 1억300만 달러(약 1천347억 원)로 매출이 급증했다.

스미스앤드웨슨은 1억800만 달러(약 1천413억 원)에서 2억5천300만 달러(약 3천309억 원)로 매출이 2배가 됐다.

나머지 시그 사우어와 부시마스터 등 2개 업체는 매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총기 제조사의 마케팅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봤다.

5개 사 모두 특히 젊은 남성층을 겨냥해 자사 제품 구매 시 '남자다움'을 증명할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제품의 사후 점검을 위한 기본적인 절차도 밟지 않았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캐럴린 맬로니(민주당) 위원장은 "총기 제조사의 사업 행태는 심히 충격적이며, 착취적이고 난폭한 방식"이라며 "젊은 층을 겨냥한 공세적 마케팅을 하고 있고 일부는 백인 우월주의를 환기하는 방식도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사 총기 제품으로 발생한 사망, 파괴 등 피해 상황을 추적해 파악하려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총기 제조사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총기 사건의 책임을 부인했다.

대니얼디펜스의 마르티 대니얼 최고경영자(CEO)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총기 난사는 몇십 년 전엔 거의 들어본 적 없는 일"이라며 "총기 종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총기 난사를 저지를 범인이 어떤 사람인 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AR-15 계열 돌격소총은 5월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격사건의 18세 범인이 사용했던 총기다.

스텀루거 CEO인 크리스토퍼 킬로이도 "총기가 선하게, 아니면 악하게 사용되느냐의 차이는 소유한 개인의 의도에 달렸다"고 반박했다.

미 하원 위원회의 이번 조사는 유밸디 총격 사건을 계기로 주요 총기회사의 판매 현황과 마케팅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하원은 29일께 공격용 총기를 금지하는 법안 처리할 전망이다. 다만 외신들은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양분된 상원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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