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지금은 경복궁 시대"..권은희, '내부총질' 파문에 尹저격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이른바 '텔레그램 문자 파동'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여의도를 떠나 있는 사이, 두 사람이 나눈 뒷말이 큰 파문을 낳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가세한 인물이 있습니다. 여권 내부에서 여러 차례 돌출 행동을 보여, 소위 '미운털'이 박힌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입니다. '여당 속 야당' 권 의원은 오늘(28일)은 '경복궁 시대'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 "사실상 민주당 소속" vs "편 가르기 당 운영"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권은희 의원이 민주당하고 합당을 주장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형식상이야 우리 당(국민의힘) 소속으로 되어 있지만, 과연 우리 당 의원으로서, 또 당원 입장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거나 또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저는 늘 갖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으로 사실상 보시는 거예요? 정신적으로는?)
"그렇게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어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같은 당 의원인 권 의원을 두고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봐도 되지 않겠느냐"는 표현을 썼습니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이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 또다시 당론에 반기를 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주장하자 꺼낸 말입니다.
권 의원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오늘(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정부질문 질의자로 나서겠다고 신청했던 일을 공개하며 "제가 (경찰국 신설에 대해) 국민의힘과 같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번 '문자 파동'에 빗대 "(윤 대통령과 권 대행 간) 문자 메시지에서 이견과 다양성에 대해선 '내부 총질'이라고 보는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으냐. 그 일환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권 의원은 "30년 동안 경찰국이 없었던 이유는 정부조직법이 그렇게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고, 그렇다면 건강한 당이라면 이것에 대해서 의견을 얘기하고 다양하게 토론을 해야 한다"며 "의견이 다르다 해서 대정부 질문도 배제하고, 관련 토론회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편파적인 당 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와 다른 생각은 사실상 민주당과 같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고 한다"며 "당을 '편 가르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 "용산 아닌 '경복궁 시대' 확인"…이상민 탄핵 재차 주장
권 의원은 이번 문자 파동을 두고 "한마디로 얘기하면 '경복궁 시대'를 확인할 수 있는 텔레그램"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간 건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였는데 장소적으로는 용산 시대인데 실질적으로는 경복궁 시대로, 군주와 신하의 관계로 당정 간 관계가 설정됐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권 의원은 "이견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인식뿐만 아니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기에 답을 하면서 뜻을 받들겠습니다, 이렇게 하고 있다"며 "'명을 내리십시오. 뜻을 받들겠습니다'라고 하는 군주와 신하의 관계 설정, 그렇게 평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해야 한다는 입장도 굽히지 않았습니다.
권 의원은 "위헌·위법한 권한 행사를 한 국무위원에게 국회에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가 있다"며 "지금 정부조직법과 경찰법 등 법률에 대한 위배가 너무나 중대하고 명백하므로 탄핵소추를 통해서 헌법과 법률의 정신을 회복해주는 것이 꼭 필요한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어제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국 신설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는 "이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시절부터 아주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분"이라며 "측근과 복심에 의한 일방적인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 '검수완박' 찬성·'경찰국' 반대…한때 이준석 대표와도 설전
권 의원이 소속 당 방침에 반기를 든 건 처음이 아닙니다.
4월 합당 직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때도 민주당 쪽에 힘을 실었습니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한다고 해서 경찰 권력이 비대화 되진 않을 것이고, 경찰의 활동은 검찰의 기소권에 의해 계속 견제받을 수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당시 이준석 대표는 권 의원을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안에서 의견을 대표할 위치가 아니"라며 "개인 소신을 피력하려는 방법이라면 지금 당장 탈당하고 합당에 참여하지 말라"고 직격했었죠.
이에 권 의원은 "법사위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소속 의원이 탈당하는 민주당이나, 합당이 예정된 국민의힘과 입장이 다르니 국민의당에서 탈당하라고 하는 국민의힘은 '일란성 쌍둥이'"라고 맞받았습니다.
한때 거친 설전을 벌였던 두 사람, 당을 휩쓸고 있는 '내부 총질' 파문 탓에 공교롭게도 지금은 닮은 듯, 다른 위치에 서 있습니다.
권 의원은 다음 달 3일 민주당 경찰장악저지대책단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한정애 의원을 직접 만나,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와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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