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늘면 고용은 준다?"..상관관계 들여다보니

최영지 2022. 7.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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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0대 기업 법인세 40조 육박..3곳 '1조 클럽' 가입
삼성전자, 법인세 가장 많이 납부..지난해 7.7조
"지난 5년간 법인세 변동폭 컸지만 고용 지속 증가"
한국CXO연구소, 법인세 현황 등 분석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1000대 기업의 법인세 규모가 4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위 100곳의 법인세 비중이 80%이며,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와 포스코(005490)홀딩스 3곳은 ‘법인세 1조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법인세만 해도 11조 원을 훌쩍 넘겨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법인세 상위 100곳의 최근 5년 간 법인세와 고용 흐름을 살펴보면 두 항목 간 연관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8일 ‘2021년 1000대 기업 법인세 현황’과 ‘2017년~2021년 법인세 TOP 100의 고용과 법인세 상관관계 분석’ 등 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2021년 기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법인세 비용이 높은 상위 1000곳이다. 법인세는 손익계산에 명시된 법인세비용 항목 수치를 참고했다고도 밝혔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법인세를 많이 낸 상위 1000대 기업의 법인세 전체 금액은 39조6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납부한 법인세가 많은 상위 100대 기업의 법인세 규모는 31조8800억원으로 전체의 80.5%를 차지했다.

법인세 금액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50억원 미만인 곳은 1000곳 중 458곳으로 최다였으며, 100억원~1000억원 사이(289곳), 50억원~100억원 사이(193곳) 순이었다.

1000억원 이상을 법인세로 낸 곳은 60곳이었는데, 이중 3곳은 법인세 1조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기준 상장사 법인세 1조 클럽에는 삼성전자가 7조7335억원으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법인세 1000대 기업의 19.5%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는 법인세 상위 1000대 기업의 5분의 1 정도로 삼성전자가 국가 재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의미가 크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가 3조5632억원(9%), 포스코홀딩스가 1조8025억원(4.6%) 상당 법인세를 납부하며 법인세 1조 클럽에 합류했다. 법인세 1조 클럽에 가입한 3곳의 법인세 규모만 해도 13조 원 이상으로 작년 1000대 기업 법인세의 33.1%에 달했다. 이어 작년 법인세 상위기업 10곳으로는 △4위 LG화학(7999억원) △5위 기아(7281억원) △6위 기업은행(6961억원) △7위 SK이노베이션(6061억원) △8위 네이버(5646억원) △9위 현대제철(5620억원) △10위 삼성물산(5185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국내 상장사 중 지난해 법인세를 많이 낸 상위 100곳을 대상으로 2017~2021년까지 5년간 고용과 법인세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니 두 항목 간 연관성이 높다는 것은 수치로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법인세의 증감 여부에 따라 고용도 달라진다는 것을 입증하기에는 물음표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5년간 100곳의 법인세 흐름을 보면 높게는 전년보다 70% 넘게 법인세가 늘어난 때도 있었지만, 50% 넘게 줄어든 해도 있었다. 법인세의 경우 매년 전년 대비 변동폭이 컸다는 의미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용은 2017년(65만6148명)→2018년(67만2329명)→2019년(68만6904명)→2020년(69만1683명)→2021년(69만9977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국내 법인세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최근 10년 간 고용과 법인세 흐름을 살펴보더라도 다소 비슷했다. 2018년에는 11조5837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법인세를 내기도 했으며 2019년에는 3조6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이상 법인세가 줄어드는 등 2~3년을 주기로 큰 편차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의 고용은 2011년 이후 가장 적을 때는 9만900명 수준이고, 많을 때는 11만3485명으로 최근 10년간 전년 대비 ±5% 수준에서 직원 수가 달라졌다. 법인세가 -68%~145% 사이에서 큰 폭으로 달라질 때 고용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기업의 고용 유지 인원은 인건비 수준과 미래의 기업 환경 및 투자 계획 등 여러 복합 요인을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1년 단위로 달라지는 법인세에 따라 직원 수를 늘리고 줄이려는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향후 법인세를 많이 내는 기업에게 법인세를 낮춰줄 경우 고용 증가 효과도 나타날 수 있으나 그보다도 기업의 순이익이 늘어나는 요인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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