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금리 역전..연말 기준금리는 3%?
사상초유 2번의 '자이언트 스텝'‥미국 증시는 급등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내디뎠습니다. 예상했던 일이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미국의 인플레 상황을 걱정하면서, 9월에 있을 다음 정례회의 때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돈줄을 강하게 조이고 있는데도 미국 증시는 급등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7%, S&P500지수는 2.6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6% 올랐습니다. 나스닥 지수 상승률은 2020년 4월 이후 최대치입니다. 파월 의장이 두 가지를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통화정책이 더욱 긴축적인 방향으로 가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 같다". 다른 하나는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 국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동시장이 매우 강한데 경기침체에 진입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미국 경제를 낙관한다는 거죠.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2년반 만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
미국 기준금리는 이번 인상으로 2.25~2.50%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 2.25%보다 높아졌습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2년 반 만입니다. 한국에 있는 달러가 미국으로 이동하는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걸 막기 위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세게 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습니다. 금통위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죠.
올해 말 한국 기준금리는‥2.75%? 3%?
그럼 금통위는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까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수준을 2.75%~3.00%로 예측하는 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가 연말 기준 금리에 대해 질문하자, "이미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다. 연말까지 2.75%나 3%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내 추가 빅스텝(0.5%p 인상)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경제 성장 경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면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빅스텝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거죠. 올해 금통위 회의가 8월, 10월, 11월 세 번 남아 있으니까, 올해 기준금리는 0.25%p씩 2~3번 인상될 거란 전망입니다. 두 번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2.75%, 세 번 인상하면 3.0%가 됩니다. 두 번이냐 세 번이냐는 향후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인플레 추이와 미국의 금리 인상 폭에 따라 결정될 겁니다.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한은 금통위의 기조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28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해선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과거 세 차례 역전 상황에서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 추가 인상‥이자 부담 눈덩이
금통위가 추가 빅스텝 인상을 하지 않아도 이미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1천7백조 원 정도 되는데, 약 77%가 변동금리입니다. 지난 13일 기준 금리 0.5%p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그만큼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6조8천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10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1.75%p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늘어난 이자 추산액은 약 23조8천억 원, 1인당 추가 부담 이자로 따지면 112만 원이 넘습니다. 앞으로도 금리는 더 오를 거고 이자 부담도 증가할 겁니다.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시중 금융기관의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 수준에 도달할 경우,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빼면 대출 원리금도 못 갚는 사람이 190만 명에 이른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내용입니다. 이들은 아무리 아껴 써도 파산의 벼랑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특히 금리가 높은 대부업,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자영업자의 다중 채무가 급증합니다.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 등 금융권과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금기종 기자 (kum2001@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econo/article/6392919_356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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