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두환 며느리 소유 '연희동 별채' 압류 정당

전씨 일가 용산구 건물 압류는 부당..오산 임야는 적법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씨의 자택. /뉴스1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며느리 이윤혜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별채 압류 처분에 반발해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이씨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난 압류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몰수나 추징을 비롯한 재산형 등의 집행은 재판을 받은 자에 대해서 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집행할 수 없다”며 “따라서 전두환이 사망한 뒤로는 원고(이씨)를 상대로 해서도 추징 집행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피고인이 사망한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압류 처분을 계속할 수 없고 검사는 집행 불능 결정을 해 압류 처분을 해제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1997년 내란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거액의 추징금을 확정받았으나 작년 사망 시점까지 전체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1249억원(57%)만 납부했다. 검찰은 2018년 전씨의 연희동 집을 압류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진행한 공매에서 이 집은 51억3700만 원에 낙찰됐다.

이에 전씨 일가는 자산 압류와 공매 처분에 불복해 각각 형사재판에 관한 이의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자택 중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 명의 연희동 본채와 비서관 명의 정원은 몰수할 수 있는 재산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며 압류를 취소하라고 결정했고, 별채에 대한 압류와 공매만 정당한 것으로 인정했다.

별채는 2013년 이씨의 소유로 넘어갔는데, 당시 이씨는 국내에 거주하지도 않았고 매매계약이 단기간에 이뤄졌던 점 등에 비춰볼 때 몰수 가능한 불법 재산이라고 인정된 것이다.

대법은 전씨의 처남이 강제 경매 절차에서 별채를 낙찰받을 당시 그 대금을 전씨의 비자금으로 납부했는데 이는 불법 재산에 해당하고, 이씨가 이런 정황을 알면서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날 전씨 일가가 낸 소송과 별도로 교보자산신탁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확정했다. 교보자산신탁은 2008년 전씨 일가 소유인 서울 용산구 건물과 경기 오산의 임야에 대한 부동산 담보 신탁계약을 맺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가 2013년 부동산이 압류되자 이에 이의를 신청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서울 용산구 건물 압류가 2013년 7월 9일 범인 외의 사람으로부터 불법 재산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시행 전 이뤄져 무효라고 결정했고,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오산시 임야에 대해서는 압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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