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악몽 끝나가나..증권가 "연내 '美 긴축' 종료 기대감"(종합)
일각선 "인플레 잡으려면 긴축 강도 이어가야 할 듯" 전망도
(서울=뉴스1) 손엄지 강은성 정지형 황두현 기자 = 미국이 7월에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지만 이같은 급격한 긴축 사이클이 연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이후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높아졌고 달러 강세 등이 이어졌지만 긴축 속도가 늦춰진다면 다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9월에도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난 현상이 지속되는 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황을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8일 증권가는 간밤 진행된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미국이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금리인상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FOMC에서는 6월에 이어 기준금리 75bp 인상을 결정하면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로 올라섰다.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이라는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시점에서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상 사이클의 정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뉘앙스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허 연구원은 "올해 12월~내년 1월쯤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내년 2분기부터 금리인하를 예상한다"면서 "9월 FOMC 회의 또는 8월 잭슨홀 미팅까지는 긴축의 고삐를 더 당길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엔 빅스텝(0.5%p 인상), 11월 베이비스텝(0.25%p 인상)으로 선회해 연말엔 3.50% 수준의 정책금리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라면서 "연말 정책금리 3.50% 도달과 함께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기준금리 인상 종착점에 대한 전망을 기존 3.75%에서 3.5%로 낮추고, 내년에는 추가 금리 인상 없이 하반기 2~3차례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2~3회 예방적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내년 말 미국 기준금리는 2.75~3.00% 수준에 수렴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 역시 9월 50bp 인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긴축이 마무리되면 그간 얼어붙었던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되살아 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간밤 뉴욕시장은 긴축 종료 기대감에 나스닥이 4.06% 급등했고 다우(1.37%), S&P500(2.62%)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알파벳(7.7%), MS(6.7%), 테슬라(6.17%), 엔비디아(7.6%), 애플(3.42%) 등 그간 억눌렸던 기술성장주의 상승폭이 컸다.
일각에서는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에도 75bp 단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며 "11월 FOMC가 돼야 50bp로 보폭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쉽게 긴축 강도를 완화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 9%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이 최소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확실한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연준이 고강도 긴축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월까지는 최대한 긴축 고삐를 당긴 후 4분기 경기와 인플레이션 환경을 평가하고 정책 경로를 재설정할 것"이라며 "내년 경기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환경이 필수로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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