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365조원 규모 반도체 지원법 통과.."中 견제 목적"

상원 표결 결과 63대 33으로 가결
다음날 하원行, 민주당 다수로 승인 전망
척 슈머 "일자리 창출·국가 안보 보호"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상원이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27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사진=AFP)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원은 전체회의를 열고 총 2800억달러(약 365조원) 규모의 ‘반도체 칩과 과학 법(Chips and Science)’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64대 반대 33으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무소속까지 포함해 50석으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 다음날 통과되면, 다음 주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해 대(對)중국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증설 지원 등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약 67조원)이 지원되고,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기업에 대한 25%의 세액 공제가 적용된다. 세액 공제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24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법안은 또한 미국의 첨단 과학 연구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1700억달러(약 222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지출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해당 법안은 더 좋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급망 혼란을 완화하며,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 역시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없다면 미국에 또 다른 반도체 제조 공장은 건설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당 법안이 10~15개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 측이 해당 법안을 반대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오늘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에게 나쁜 날”이라며 “중국이 미국이라는 잠자는 거인을 마침내 깨웠다”고 평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해당 법안에 대해 “냉전 시대에나 어울릴 ‘제로섬 게임’(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의 합계가 ‘0’이 되는 상황) 정신이 담긴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중국과 미국의 교류를 강화하고자 하는 공통된 열망에 반한다”고 반발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