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 1위 김민기, '윤핵관' 윤한홍·장제원 '불성실'

구자홍 기자 2022. 7. 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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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표결 현황으로 본 21대 전반기 국회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중 1위
● 국민의힘 김태호·박덕흠 최하위권
● 국민의힘 표결 참여율 민주당 73%에 그쳐
● 추미애 탄핵소추안 부결, 김기현 징계안 가결

[Gettyimage]
헌법 제49조는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부 동수인 때에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5200만 명의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법률안이 효력을 가지려면 300명 의원 중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21대 국회의원은 얼마나 성실하게 입법 과정에 참여했을까. '신동아'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활용해 21대 국회의원들의 전반기(2020. 5. 30~ 2022. 5. 29) 본회의 표결 현황을 분석했다. 후반기 국회는 5월 30일부터 시작됐지만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면서 7월 3일까지 본회의가 열리지 않다가 7월 4일 김진표 국회의장, 정진석·김영주 부의장 등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의원들은 평균 1293건 본회의 표결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1225건은 찬성, 22건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46건은 기권했다.

표결 참여율은 소속 정당별로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한 사람이 1413건의 본회의 표결에 참여한 것에 비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평균 1030건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의원이 4건의 본회의 표결에 참석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은 3건 정도 참여한 것이다. 정의당 소속 의원이 평균 1457건으로 정당 가운데 가장 높은 본회의 표결 참여율을 보였고, 무소속 의원도 평균 1400건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발의 건수와 제출한 법안의 본회의 통과율이 의원 개인별 적극적 입법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본회의 표결 참여 현황은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참여도와 성실성, 입법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법안에 대해 찬성, 반대, 기권 의사를 표시한 것은 개별 의원 소신에 따른 투표 행위라는 점에서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2년간 '의안' 1824건 본회의서 표결

2020년 5월 30일부터 올해 5월 29일까지 2년 동안 21대 국회가 처리한 총 의안 수는 5121건이다. 이 가운데 대안에 반영된 후 폐기된 3042건과 철회·폐기된 255건을 제외하고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된 의안은 1824건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1대 국회 2년 동안 96건의 예산안과 2건의 결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률안은 총 4773건이 처리됐는데, 대안 반영 폐기된 법안이 3017건, 철회·폐기된 법안이 252건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1503건의 법률안이 가결됐고 1건이 부결됐다.

21대 전반기 국회 본회의에서 유일하게 부결된 법안은 판사의 임용 요건을 법조 경력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려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다. 지난해 5월 18일 홍정민 의원, 5월 25일 전주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지난해 6월 11일 정청래 의원, 6월 18일 소병철 의원이 유사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판사 임용 요건에 대한 이들 네 건의 법안은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이 법안 제출 두 달 만에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법안 심사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이 '판사가 부족하다'는 법원행정처 주장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8월 2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쌓은 판사를 선발하자"는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며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법사위원의 우려에도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찬반 토론을 하면서 기류가 변했다. 법안을 발의한 홍정민 의원은 법안 통과를 주장했지만,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반대 토론에 나섰다. 표결 결과 재석 229명 중 찬성 111명, 반대 72명, 기권 46명으로 부결됐다. 재석의원 과반인 115표에 네 표가 부족했던 것. 법원조직법 개정안 부결 과정은 졸속 입법에 대한 경종을 울린 사례로 볼 수 있다. 또한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본회의 참여와 찬반 투표가 법안 통과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추미애 탄핵소추안 부결, 김기현 징계안 가결

법률안 외에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67건의 동의안이 처리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내놓은 의원들의 사직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동의안 등 66건의 동의안이 가결됐고, 1건은 철회됐다.

국회 사무총장 임명과 예비비 지출, 국정감사대상기관 지정 등 25건의 승인안이 가결됐고, 결의안은 101건 처리됐다. 그중 74건이 가결됐고, 25건이 대안 반영, 1건은 부결, 1건은 철회됐다. 21대 전반기 국회 본회의에서 유일하게 부결된 결의안은 2020년 7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이다.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있어 위법·부당한 지휘권을 행사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공정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 탄핵소추안은 2020년 7월 23일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109, 반대 179, 무효 4표로 부결됐다.

21대 전반기 국회에서는 9건의 규칙안과 22건의 선출안이 가결됐다.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에 대한 선출안은 철회됐다.

이 밖에도 임시회 회기 결정 등 중요동의 24건이 가결됐고, 의원징계 1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원징계 건은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에 대한 것이 유일하다. 민주당이 올해 4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입법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 전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석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게 징계 이유다. 김 전 원내대표는 "4월 26일 당시 법사위는 민주당이 꼼수에 꼼수를 거듭하면서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처리하던 날로 꼼수 날치기에 야당 의원으로서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찬성 150표, 반대 109표로 징계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그는 결국 30일간 국회 출입을 할 수 없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힘'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115명 중 32명만 표결에 평균 이상 참여

21대 전반기 국회 본회의 표결 현황을 살펴보면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보다 표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의원 전체 평균 표결 참여 건수가 1293건인데, 민주당 의원 평균은 1413건이고, 국민의힘 의원 평균은 1030건에 그쳤다. 정의당 의원이 평균 1457건으로 가장 높았고, 무소속 의원은 평균 1400건의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359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1125건 표결에 참여했다.

3·9 재보선과 6·1재보선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거나 비례대표 의원직을 최근 승계한 의원은 의정 활동 기간이 짧아 21대 국회의원 본회의 표결 참여 평균 건수 집계 때 제외했다. 본회의 표결 현황 집계를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170명 의원 가운데 132명이 21대 의원 전체 평균보다 더 많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기 1위, 서삼석·전용기 공동 2위

21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 가장 많이 참여한 의원은 김민기 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시을·3선)이다. 총 1824건 중 1681건 표결에 참여해 표결 참여율이 92.2%에 달했다. 김 의원 다음으로 본회의 표결에 적극 참여한 의원은 서삼석(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재선) 의원과 전용기(비례대표·초선) 의원으로 각각 1675건의 의안 표결에 참여했다.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초선), 윤관석(인천 남동구을·3선), 서동용(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초선), 정필모(비례대표·초선), 기동민(서울 성북구을·재선), 김철민(경기 안산시상록구을·재선), 어기구(충남 당진시·재선) 의원이 21대 전반기 본회의 표결 참여율이 우수한 톱10 의원이다.

본회의 표결 참석률이 높은 의원 톱50 안에는 정의당 장혜영(1662건), 류호정(1652건), 배진교(1602건) 의원 세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가운데는 윤창현 의원이 1571건으로 본회의 표결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여야를 통틀어서는 56번째 순위에 랭크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중 1위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에는 윤창현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 본회의 표결에 가장 많이 참여했다. [동아DB]
국민의힘 의원의 본회의 표결 참석률은 민주당에 비해 크게 낮았다. 115명 중 32명의 의원만이 21대 의원 평균 이상의 본회의 표결 참여율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 평균보다 더 많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창현(비례대표·초선), 정동만(부산 기장군·초선), 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3선), 김도읍(부산 북구강서구을·3선), 임이자(경북 상주시문경시·재선), 박수영(부산 남구갑·초선), 이주환(부산 연제구·초선), 이종성(비례대표·초선), 윤주경(비례대표·초선), 박형수(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초선), 백종헌(부산 금정구·초선), 양금희(대구 북구갑·초선) 의원 등 12명에 불과했다.

21대 의원 중 가장 적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이인영(서울 구로구갑·4선) 민주당 의원이다. 2년간 1824건이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되는 동안 174건 표결에 참여해 9.5%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김태호(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3선) 국민의힘 의원이 198건으로 두 번째로 낮은 표결 참여율을 보였고, 박덕흠(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3선) 국민의힘 의원이 세 번째로 본회의 표결에 적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본회의 표결에 50% 이하 참여한 민주당 의원은 이상민(대전 유성구을·5선), 전해철(경기 안산시상록구갑·3선), 권칠승(경기 화성시병·재선), 황희(서울 양천구갑·재선), 한정애(서울 강서구병·3선), 박범계(대전 서구을·3선), 김의겸(비례대표·초선), 이인영 의원 등 8명에 그쳤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본회의 표결 참여율이 저조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입각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본회의 표결에 50% 이하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28명으로 4명 중 1명꼴로 본회의 표결 참여율이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50% 이하 본회의 표결 참여율을 기록한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과 같다. 이용호(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재선), 권성동(강원 강릉시·4선), 이태규(비례대표·재선), 정운천(비례대표·재선), 홍문표(충남 홍성군예산군·4선), 박성민(울산 중구·초선), 전주혜(비례대표·초선), 엄태영(충북 제천시단양군·초선), 최춘식(경기 포천시가평군·초선), 조해진(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3선), 이달곤(경남 창원시진해구·재선), 박성중(서울 서초구을·재선), 권영세(서울 용산구·4선), 조수진(비례대표·초선), 배현진(서울 송파구을·초선), 이용(비례대표·초선), 주호영(대구 수성구갑·5선), 하태경(부산 해운대구갑·3선), 김석기(경북 경주시·재선), 장제원(부산 사상구·3선), 강기윤(경남 창원시성산구·재선), 윤한홍(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재선), 권은희(비례대표·3선), 송언석(경북 김천시·재선),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4선), 윤영석(경남 양산시갑·3선), 박덕흠, 김태호 의원.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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