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尹 '내부총질' 문자, 이준석에 불리하지 않아"

"尹도 '문핵관'과 투쟁과정 통해 대통령 돼"
"안 그래도 낮은 지지율..만회가 큰 숙제"
"權 문자 노출이 의도적? 두 번 죽이는 것"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 논란에 대해 “정치적으로 볼 때는 사실 이준석 대표가 꼭 불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윤 대통령도 소위 문핵관(문재인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의 치열하고 격렬한 투쟁과정에서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도 과거 친박과 격렬한 갈등, 공천에서 탈락하는 과정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만 보면 이 대표는 (이번 논란으로) 경찰 수사도 조금 문제가 있는 구석이 있으면 ‘압력이 있었다’ (이렇게 흘러가기) 딱 좋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 수사나 기소 문제도 당연히 기소될 것이라고 생각들을 해왔지만 경찰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무리한 기소는 못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문자 때문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수 있으니까’라고 말하자 하 의원은 “그런 의심을 받게끔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또 문자 논란에 대해 “제일 중요한 건 국민들이 이걸 어떻게 보느냐”라며 “인간적으로 대통령을 이해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어쨌든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포용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실망감, 부정적 인식이 굉장히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지지율이 낮은데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만회할 것이냐 하는 굉장히 큰 숙제가 놓이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권 대표대행이 윤 대통령과의 문자 내용을 의도적으로 언론에 노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권 대표대행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권 대표대행) 본인도 힘들고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권 대표대행이 그런 실수를 한 게 요즘 일이 너무 많아 과부하”라며 “그렇게 되면 꼼꼼하게 생각을 하고 사려깊게 판단하는 게 힘들다. 본인이 약간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권 대표대행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시간에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찍힌 발신자와 나눈 메시지 대화가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당 문자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에 이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는 메시지를 권 대표대행에 보냈다. 권 대표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

이에 당 윤리위원회의 이 대표 중징계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자 권 대표대행은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문자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