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위기대응 안전판 충분..과도한 쏠림 시 시장안정조치 즉시 가동"
이창용 한은 총재·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참석
"연준 조치, 시장 예상수준..국내 영향 제한적"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화한 가운데 정부는 시장이 예상한 수준으로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경제는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판이 충분하다며 과도한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즉시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필요할 경우 정부의 긴급 국채 조기상환(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 구조적으로 외인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은 3분기 중 발표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무리 없이 소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과거 세 차례 역전 상황에서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은 27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올렸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역전현상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외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살펴보면, 견실한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과 다층적 유동성 공급망 체계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판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일부 우려에 대해선 대응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정부 내 구축된 비상대응체계를 토대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하면 부문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며 “금융시장이 펀더멘털을 넘어 과도한 쏠림현상을 보일 경우 과거 금융위기시 활용하였던 금융부문 시장안정조치들을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현 상황에서의 유효성과 발동기준, 개선 필요성 등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채권시장에 대해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미 마련한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 안정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하겠다”며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국채 조기상환(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한국은행이 시장을 통해 국고채를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물량이 줄어드니, 국채금리가 떨어지는 효과를 나타낸다. 한은은 지난 2월 7일과 4월 5일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 우려로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각각 2조 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했다. 지난해에도 6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실시했다.
구조적으로 외국인인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금융시장 접근성 제고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국내 외환시장 구조를 글로벌 수준의 개방·경쟁적인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3분기 중에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제개편안을 통해 발표한 비거주자·외국법인의 국채 등 이자·양도소득 비과세를 발판으로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정책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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