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식물은 생물주권의 최우선 고려대상"

헬스경향 양정원 기자 2022. 7. 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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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국립수목원, 특산물 보전·관리연구 매진
한반도 특산식물 기원·특성 밝히는 중요한 자산
효율적 네트워크 구성…조사연구·정책 기틀 마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강할미꽃, 금강초롱꽃, 변산바람꽃, 매자나무, 우산마가목, 구상나무 열매(사진=국립수목원 제공).

특산식물(Endemic plants)이란 국가단위로 적용되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육하는 식물을 뜻한다. 세계적인 가치를 지니는 특산식물은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 쉽다. 특산식물은 한반도 식물상의 특성과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산이라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산식물을 관리·보전하는 것은 식물주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특산식물에 대한 주권확보, 선제적 대응을 위해 객관적 자료를 중심으로 분류학적 실체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특산식물분류군에 대한 연구 및 분자계통학적 연구 등을 통해 종분화, 기원규명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는 독립적인 분류군 지위를 확립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반도에만 자라는 유일한 식물자원 보존해야

한반도 특산식물은 지리산·백두산·울릉도·금강산·설악산·한라산·속리산을 비롯해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 등지에서 주로 발견된다. 히어리·물들메나무·터리풀·섬벚나무·말오줌나무·구상나무·미선나무 등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특산식물이다. 특산식물의 특성상 자라는 지역이 한정돼 있어 해당지역이 파괴되면 멸종하기 쉬운데 북한산 산개나리도 그 중 하나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그동안 무분별한 자연환경 훼손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고유지적자산인 특산식물이 급속도로 사라지면서 많은 식물이 멸종위기 또는 희귀식물화 되는 실정이라고.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한반도 자연환경에서 적응하고 진화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국내에만 분포하는 유일하면서 독특한 식물이며 그만큼 귀중한 유전자원이다. 특히 미세한 환경요인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관리·보전돼야 할 대상인 것.

최근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협약(CBD), 나고야의정서(ABS) 발효에 따라 각국이 생물주권을 강화하는 실정이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특산식물은 한반도 식물상의 특성과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산”이라며 “자국의 특산식물 보존은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며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특산식물은 식물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국민 정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흔히 알려진 구상나무·수수꽃다리(라일락류)뿐 아니라 우산마가목·매자나무·섬초롱꽃 등 다양한 한반도 특산식물이 해외에 유출돼 정원소재로 거래되는 실정이다. 또 세잎종덩굴처럼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아니지만 주요분포지가 한반도인 식물, 댕강나무처럼 특산식물 지위가 불분명한 식물도 해외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어 주권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내 특산식물을 활용한 자원화는 그동안 극히 일부식물에 대해서만 이뤄져 왔다.

국립수목원은 국내 특산식물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물질 탐색 ▲신품종 육성 ▲대량증식기술 개발을 통한 대중화 ▲후속연구 매진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립수목원, 국내 특산식물 분류학적 실체 연구

우리나라 식물주권과 가장 밀접한 한반도 특산식물에 대한 주권확보 및 선제적 대응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특산식물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객관적 자료 구축이다. 특산식물 보전, 자원화를 추진하기 전에 분류학적 실체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국립수목원은 최근 계통분류 및 형태학적 연구를 통해 새로운 특산식물을 발굴(덩굴조희풀·울릉꽃장포·큰개구리발톱 등)해 목록에 새롭게 추가했다. 또 자생지가 불명확한 경우 목록에서 삭제하는 등 세계적 연구경향에 따라 학명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 식물종을 종합검토해 특산식물 목록을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고유식물자원으로 특산식물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장단기적 보전전략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그동안 국립수목원은 관련학계·시민단체·공사립수목원 등 다양한 관련기관과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우리나라 특산식물 보존관리를 위한 조사연구 및 정책의 기틀을 마련했다. 생물분야 전문가와 일반참가자가 함께 조사대상지역의 모든 생물종을 찾아 목록을 만드는 바이오블리츠 코리아(BioBlitz KOREA)도 꾸준히 개최, 이를 통해 미래세대인 초·중·고교생에게 국내 자생식물 및 특산식물의 다양성,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있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산림 내에 자생하는 희귀·특산식물의 보전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특산식물의 동태조사, 대량증식기술 개발, 글로벌 수준의 국제자연보호연맹 적색목록(IUCN Red List) 평가작업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자 희귀식물인 섬시호의 개화와 결실은 물론 자연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서식환경복원사업 등을 추진, 그 결과 울릉도 내 섬시호개체수가 늘고 개화·결실률도 높이는 성과를 달성했다.

최영태 원장은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식물자원이며 희귀식물이 대부분이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 쉽다”며 “지구상에 국내 특산식물이 사라지지 않도록 많은 국민의 관심과 특별한 보호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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