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변인 "尹 믿었는데.. '내부총질' 말한 사람 멀리하셔라"

송혜수 2022. 7. 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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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내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해당 사안은) 당 안에서 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사진=CBS라디오 ‘한판승부’)
‘이준석 키즈’라고 불리는 박 대변인은 2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윤 대통령과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잠을 거의 못 잤다”라며 “정말로 대통령을 믿었는데 제가 판단했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앙금이 깊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이 대표의 화법이나 어떤 여론 대응 방식이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떤 메시지가 내부적으로 향했을 때 대통령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으로 단순화할 수는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저도 20대 젊은 남자로서 홀로 여러 회의에 참석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수자인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여러 차례 느꼈다”라며 “그래서 점점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내 생각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했다.

이에 그는 대선 당시 이 대표가 소위 가출을 했던 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젊은 세대가 어떤 당을 향해서 이 젊은 세대를 대표하기 위해서 내는 그런 몸부림을 좀 이런 표현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이 파악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그렇게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을 한다”라면서도 “그런데 뭔가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건 가시적으로 확인했다는 걸 부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정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하얀 도화지 같다고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 도화지에 이 대표를 비롯한 청년들이 새로운 색깔을 칠했을 때 훨씬 다른 색을 보여줬었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인수위를 거쳐 현재 용산 체재로 가는 과정에서 대통령께 기존의 색을 지우고 또 다른 색을 칠하는 분들이 주변에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대통령의 의중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라며 “대통령께서 이런 분들을 다시 멀리하셔야 저희가 지금의 이런 실수를 회복하고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누구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박 대변인은 “누군가를 특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내는 청년들의 메시지를 ‘내부총질’이라는 식으로 누군가 대통령께 이야기했다면 그런 분들을 멀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이 대표가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라며 판다)’을 언급한 것을 두고 “원론적인 대응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이상으로 나갔을 때는 또 갈등적으로 비출 수 있기 때문에 딱 이 정도까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일각에서 권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선 “직무대행이 사퇴한다고 해서 대안이 없는 게 제일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체제 안에서 수습 점을 찾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남성과 여성 혹은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그런 구도로 가고 있는 게 제일 안타까운 지점”이라고 짚었다.

앞서 국회 사진기자단은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을 촬영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대행에게 말했다.

그러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강기훈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다음날 권 대행은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문자가 공개된 데 대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대통령실은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메시지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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