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 파월 "경기침체는 아냐"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0.75%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는 9월에도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월의 8.6% 상승률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9.1%를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한 번에 1.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전망됐으나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고려해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 (FOMC) 회의에서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결정은 지금부터 그때까지 나오는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향후 물가 및 고용 지표 등이 금리 인상 폭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은 극도로 경직돼 있고 물가상승률은 너무나 높다”면서 “향후 몇 달간 물가상승률이 내려간다는 강력한 증거를 찾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라고도 밝혔다.
연준은 지난 3월, 2018년 1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00년 3월 이래 22년 만에 처음이었다.
연준의 빅스텝에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연준은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끌어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초강수를 둔 셈이다. 하지만 지난 13일 미국 노동부는 6월의 CPI 상승률이 또다시 9.1%를 기록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와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세, 광범위한 가격 압력과 관련된 수급 불균형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청난 인명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어 “전쟁과 관련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고 세계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인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게 됐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우려에 “현재 미국이 경기침체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다만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길은 분명히 좁아졌고 더 좁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기 연착륙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높아지는 흐름이다.
전날 CNBC방송은 경제전문가와 펀드매니저, 분석가 등 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물가상승률을 낮추려는 연준의 노력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3%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해 연착륙할 것으로 낙관한 응답자는 2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특히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을 55%로 추산했다. 지난 5월 조사 35%보다 20%포인트나 상승한 결과다.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 대부분은 경기침체가 오는 12월에 시작될 것이며, 가벼운(mild) 경기침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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