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노동 실태보고서]④ "책임감으로 버티지만"..돌봄 노동 현실은?
[KBS 부산] [앵커]
필수 노동자의 실태를 추적한 KBS의 연속 보도입니다.
가족을 대신해 어르신 등을 보살피는 돌봄 분야 노동자들은 긴장 속에 고된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요,
황현규 기자가 노동자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어르신을 돌보는 데다, 집안일까지 떠맡는 방문 요양보호사.
[방문 요양보호사 : "세탁기 돌리는 것도 아끼면 손빨래 다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청소하고 많습니다."]
종일 긴장을 놓지 못합니다.
[방문 요양보호사 : "그 순간을 놓쳐버리면 어르신이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닐까, 이 생각에 항상 전화를 받아야 하고."]
정해진 돌봄은 하루 3시간, 최저 시급을 받습니다.
근무 시간을 넘기기 일쑤지만, 시간 외 수당은 따로 없습니다.
[방문 요양보호사 : "사람을 상대하는데 시간 됐습니다, 가겠습니다, 이럴 수는 없고 계속 그 상황을 종료될 때까지 지켜봐 줘야 하잖아요."]
요양원에서 밤낮으로 어르신을 돌보는 노동자들.
2명이 교대로 20~30명을 돌보는 야간엔 휴게 시간을 지키기도 힘듭니다.
[시설 요양보호사 : "어떤 소리가 나면 맨발로. 맨발로 그냥 뛰쳐나가고. 왜냐면 자기 (근무) 시간대에 사고가 안 나야 하지 않습니까."]
돌봄의 책임은 오롯이 요양보호사에게 돌아옵니다.
[시설 요양보호사 : "어르신이 다치면 그것도 다 요양보호사 책임인 거에요. 요양보호사한테 모든 책임을 다 지우는 거에요."]
일하다 아프거나 다쳐도 정작 요양보호사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시설 요양보호사 : "어르신을 돌보다가 그 길로 아프면 내가 그만두고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면 노동을 멈추지 않은 부산의 요양보호사 등 돌봄 노동자는 최근 4년간 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첫해 올랐던 월평균 급여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114만 원으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부산 취업자 평균보다 100만 원 넘게 적습니다.
[안혜경/부산돌봄사회서비스센터장 : "수가 체계가 변경돼야 거기에 따라서 연동해서 기관에서도 선생님들(요양보호사)의 처우를 올릴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되는 거죠."]
가사와 육아를 돕는 것도 필수 업무입니다.
시급제로 일하는 이 노동자들의 지난해 하반기 기준 월평균 급여는 100만 원도 안 됩니다.
4대 보험을 보장받는 월 60시간 근무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희경/부산노동권익센터 정책연구부장 : "최소 노동시간을 보장하는, 돌봄 영역에서 그런 부분이 필요하지 않는가. 왜냐하면, 부산 같은 경우 돌봄 영역이 경력 단절 여성들의 주요한 일자리로 볼 수 있고…."]
고된 노동과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며 책임감으로 일터를 지키는 돌봄 노동자들.
부산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평균 나이가 60살에 육박하는 등 고령화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윤동욱/그래픽:김희나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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