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0.75%p↑..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한미 금리도 역전
[앵커]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75%p 또 올렸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건데, 우리나라보다 이제 미국 기준금리가 더 높아졌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한보경 특파원, 미국이 금리를 또 0.75%p를 올렸는데,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이죠?
[기자]
네, 예상대로 연방준비제도가 결정한 금리 인상폭은 0.75%p 입니다.
두 달 연속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밟으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단번에 2.25%~2.5%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40여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급등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연준이 이달에도 초강수를 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를 넘어서면서 1%p 인상 전망이 한 때 유력해지기도 했었는데, 연준은 이렇게까지 큰 충격요법은 이번엔 쓰지 않았습니다.
물가 끌어내리기 위해선 수요 위축시켜 경기를 둔화시키는 게 목표긴 하지만, 그렇다고 침체로 가는 건 원하지 않기 때문에 1%p라는 급격한 인상은 부담이 됐을 겁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면서 미국 금리는 이제 우리나라보다 높아지게 됐습니다.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진 건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올릴 것으로 봐야할까요?
[기자]
세계경제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이죠, 다음 통화정책회의는 9월인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 부분 관련해 오늘 굉장히 에둘러서 얘기를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9월에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번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면서, 9월까지 나오는 경제지표들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큰 폭의 인상 여지는 남기면서 상황 따라 조정 가능하다는 얘기로 풀이됩니다.
파월 의장 얘기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 "또 한번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경제 데이터에 의해 움직일 것입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고, 그 시점은 아직 결정된 바 없습니다."]
[앵커]
주식시장 반응은 어땠습니까?
뉴욕증시 마감했죠?
[기자]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언급에 초점을 맞춘 거 같습니다.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는 1.3%가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2.6%가 상승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 넘게 폭등했습니다.
1%p 인상 안 하고 예상대로 0.75%p 올린 것도 한몫 했습니다.
오늘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가능성 있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건 맞지만 침체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는데, 현재 미국에선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거란 전망보다는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어제 국제통화기금, IMF 도 그런 의견 내놓았구요, 미국 경제가 실제 침체로 가게 되면 사실 연준이 쓸 카드는 굉장히 적어지게 됩니다.
경기보다 물가 잡는 게 더 급하다고는 하지만, 정말 침체에 빠진다면 원하는만큼 금리 못 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파월 의장도 경기침체 전망이 우세해지는 상황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를 남긴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촬영:지한샘/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김나희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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