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정상수업, 학원은 원격수업?.. 정부 대책 실효성 논란

김유나 2022. 7. 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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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학원에 원격수업을 권고하면서 학원가에서 "왜 학원만 잡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 방침이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이라 실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학원은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부의 원격교습 전환은 '권고' 수준이어서 실제 원격수업을 하는 학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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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학원에 원격수업을 권고하면서 학원가에서 “왜 학원만 잡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 방침이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이라 실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학원은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7일 정부합동브리핑에서 ‘일상 방역 생활화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학원에 원격교습 전환, 각종 체험·놀이·현장학습 등 단체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교육부는 “학원은 학생들이 밀집돼 학습하는 특성을 고려해 원격교습 전환을 적극 권고하는 것”이라며 “교육당국과 학원 단체가 협력해 방역점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부처별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방침이 발표된 뒤 학원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앞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불과 이틀 전인 25일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철저한 방역 체계 하에 2학기에도 정상등교를 실시해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온전하게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이번 코로나19 유행 정점을 2학기 개학 무렵인 8월 중순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학교는 원격수업이 아닌 정상등교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보습학원 관계자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8월에도 학교는 정상등교를 하겠다고 하면서 학원은 왜 원격수업을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교에선 밥도 먹고 접촉시간이 길지만 학원은 접촉시간도 짧은데 마치 학원이 감염원이라는 것 같다“며 “정부 방침이 나온 뒤 수업이 중단되냐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들이 있어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교육부와 학원 방역을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협의해왔는데 사전 논의 없이 기습적으로 원격수업 권고를 발표한 것은 학원 종사자를 무시하는 일이며,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거리로 내몰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정부의 원격교습 전환은 ‘권고’ 수준이어서 실제 원격수업을 하는 학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원 중 원격수업 시스템 자체가 갖춰지지 않아 원격교습이 불가능한 곳도 많은 상황이다. 세종의 한 보습학원 관계자는 “원격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거부감이 있어 원격수업 전환이 쉽지 않다”며 “학원에서 음식물 취식을 막는 등 방역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원격수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원 방역을 점검한다고 밝혔으나 현재 실내 마스크 착용 외에 인원 제한 등의 거리두기 규정은 없어 방역점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5일에도 세종 관내 학원 방역점검에 나섰지만, 관계자들에게 주기적인 소독과 환기 등의 자율 방역을 당부하는 수준이었다.
27일 정부가 국민 참여에 기반한 자율적인 거리두기 실천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도심 한 상가에 붙은 '마스크 착용' 안내문. 뉴스1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최모(43)씨는 “아이 학원 다른 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학원을 안 가면 오후에 갈 곳이 없어서 계속 나가고 있다. 학원도 정상 수업 중”이라며 “거리두기가 없으니 감염 위험이 어느 정도로 높은지 감이 안 잡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방학 학원 스케줄을 짜놨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줄여야 하는 것인지 고민된다”면서도 “학원 말고 다른 곳들은 인원 제한조차 없는 상황이라 어디서든 감염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학원만 줄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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