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외화송금] 암호화폐 환치기 의혹.. 검찰수사 임박

이남의 기자 2022. 7. 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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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지점에서 4조원대 이상 외환거래가 발생한 데 이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이상 외환거래 여파가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기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외환 이상거래 자체 점검을 시행한 대부분 은행에서 의심 정황이 발견됐으며 해당 은행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구두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에서 나타난 외환 이상거래 규모는 수백억원에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우리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서울의 한 지점에서 약 1년간 8000억원 규모의 이상 외환거래가 일어났다고 보고하고 금감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신한은행도 한 지점에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이상 외환거래가 발생했다며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에서는 2021년 5월3일부터 2022년 6월9일까지 5개 지점에서 931회에 걸쳐 총 1조6000억원(13억1000만 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은 2021년 2월23일부터 2022년 7월4일까지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총 2조5000억원(20억6000만 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다. 두 은행이 내놓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두 은행을 통한 송금국가와 액수를 보면 홍콩이 25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4억 달러, 미국이 2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금감원의 주요 점검 대상 기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며 총 44개 업체, 송금 규모는 53억7000만 달러(약 7조원)다. 물론 이는 금감원이 은행권에 자체 조사하도록 한 주요 점검 대상 규모여서 점검 결과 정상거래로 확인될 여지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신한뿐 아니라 국민·하나·농협 등 대부분 은행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규모 등은 은행들로부터 공식보고를 받은 뒤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국정원·금감원 협공, 가상자산 투기세력 자금세탁 여부 확인


검찰과 국정원에서도 은행권의 이상 외환거래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외환업무 취급 및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증빙서류 확인 없이 송금을 취급하거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상 고객확인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등이 해당된다.
이상 외환거래 자금 흐름도. 가상자산거래와 일반 상거래가 혼합된 경우. /자료=금융감독원
외국환거래법상 주요 점검사항은 ▲외환 지급·수령 거래 취급 시 은행이 법상 거래당사자의 신고 의무가 있는 거래(제3자 지급 등)인지를 확인했는지 ▲외환 지급·수령 거래 취급 시 은행이 외환거래 입증서류를 제출받아 제대로 확인했는지 등이다.

특금법상 주요 점검사항은 ▲신규 고객 등에 대해 은행이 고객의 신원에 관한 사항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자금세탁행위가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했는지 ▲고액의 현금거래에 대해 은행이 FIU에 보고했는지 등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 참고 자료'를 받아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나욱진 부장검사)에 넘겼다. 수사팀에서 받은 자료를 현재 검토하는 중이다.

자료에는 신한은행을 통해 1조3000억원을 중국 등으로 송금한 업체들과 우리은행을 통해 8000억원을 해외로 송금한 업체들에 대해 금감원이 검사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선 대규모 횡령 사태에 이어 비정상적인 거액의 해외송금까지 잇달아 터지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권 시스템, 내부통제 문제는 이번에 검사 끝나고 나서 전체적으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가 실제 송금 이뤄질 때 어떻게 위험거래를 잘 포착할지,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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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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