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속내 엿보인 '내부총질' 문자 후폭풍.. 권성동 체제 '흔들'

김주영 2022. 7.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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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속내가 엿보인 일명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의 후폭풍이 27일 거세게 이어졌다.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대화를 한 당사자인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연이틀 공개 사과를 했으나, 당 홈페이지에는 권 직무대행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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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 "심려 끼쳐 송구" 연일 사과
당내선 사퇴 요구 등 비난 쇄도
'원톱' 직무대행체제 중대 위기
차기 당권경쟁 '재점화' 가능성
대통령실 "오해 않으리라 생각"
이준석 "오해없이 명확히 이해"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속내가 엿보인 일명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의 후폭풍이 27일 거세게 이어졌다.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대화를 한 당사자인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연이틀 공개 사과를 했으나, 당 홈페이지에는 권 직무대행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빗발치고 있다. 침묵을 지키던 이 대표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냈다. ‘원톱’ 권 직무대행의 리더십이 중대 위기를 맞으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패권 경쟁에 또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원·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전날 윤 대통령이 권 직무대행과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지칭한 것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권 직무대행은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잘못”이라며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이 대표 징계에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듭된 권 직무대행의 사과에도 당내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홈페이지는 “권성동 out(나가라)”, “사퇴하라”, “이 대표가 토사구팽당했다”는 등의 게시글로 도배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문자에서 쓴) 표현은 차치하고서라도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게 거짓으로 드러난 점이 더 충격”이라고 일갈했다.

권 직무대행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의원 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위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자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직무대행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권 직무대행의 대화가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라면서 진화에 나섰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재진에게 이렇게 설명하며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돼 국민과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외부 일정 때문에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오전 11시20분쯤 청사로 복귀할 때도 1층 현관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그대로 지나쳤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문자에서 쓴 표현이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건 아니라며 “특별히 이 대표도 오해는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윤 대통령의 뜻을) 이해했다”고 반박했다. 울릉도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가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며 “이 섬(울릉도)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는 글을 올렸다.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동원해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영·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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