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유 위해 목숨 바친 '그리운 이름'들.. 영원히 각인되다
미군·카투사 전사 4만3808명
알파벳 순으로 대리석 새겨
양국 관계자 등 3000명 참석
尹 "혈맹 강고함 상징 조형물"
바이든 "참전용사 계속 기억"
던도어 상병의 딸 데니스 바처(69)씨가 미국 워싱턴 한국전참전기념공원 추모의 벽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안타까운 듯 내려다보며 말했다.
던도어 상병은 1953년 3월 결혼식을 올리고 몇 주 뒤 6·25전쟁에 참전했다. 미국 육군 제7사단 17연대로 배치받아 7월6일 폭찹힐 전투에서 실종됐고, 이듬해 사망자로 처리됐다. 22세 때다. 데니스씨는 아버지 실종 후인 11월에 태어났다. 데니스씨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할머니와 가족들은 항상 아버지를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한자리에 새겨진 6·25전쟁 전사자들 미국 워싱턴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준공식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석판 위에 전사한 미군의 사진과 추모를 뜻하는 흰색 장미가 놓여있다. 6·25전쟁 당시 목숨을 잃은 미군과 한국인 카투사(KATUSA: 주한미군 배속 한국군)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은 27일 준공식에 앞서 이날 유가족에게 먼저 공개됐다. 추모의 벽은 한국 정부의 사업비 287억원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
이어 “나는 자라면서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고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지난해 12월에 돌아가셨다. 살아 계셨으면 이곳에 함께 왔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이름이 이곳에 새겨진 것은 저에게 아주 큰 의미다.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장 찾은 한·미 유족들 6·25전쟁 카투사 전사자 고 한상순씨의 아들 한신희씨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 추모의 벽 공개 행사에서 생전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
신희씨는 이날 추모의 벽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연필로 탁본했다. 그러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너무 기뻐하실 것”이라며 “혼을 풀어드린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감격해 했다.
추모의 벽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미군과 함께 외국군 전사자 이름이 새겨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해 5월 착공돼 15개월 만에 준공된 추모의 벽은 미군 전사자 3만6634명, 카투사 전사자 7174명, 모두 4만3808명의 이름이 대리석 100장에 각인됐다. 1995년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이 설립됐지만 전사자 이름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이 추진됐다. 2016년 10월 미국 상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 법안이 통과됐지만, 예산 확보 문제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국가보훈처와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재향군인회, 삼성과 현대 등 국내 기업, 국민의 성금으로 예산을 마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7·27 정전협정 69주년을 하루 앞두고 포고문을 발표해 한·미 관계가 한국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토대였다면서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3만6000명이 넘는 미군과 그들과 함께 싸운 7000명 이상의 한국군 장병들이 함께 전사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국가에 대한 봉사와 우리의 이상을 가능하게 한 모든 것을 기린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은 매년 정전협정일에 맞춰 포고문을 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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