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인니 정상회담에 원희룡 장관 배석..국토부 '해외건설' 확대 본격 시동

세종=박소정 기자 2022. 7.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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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27~28일 韓 방문
尹대통령 회담 자리에 국토교통부 장관 함께할듯
이틀 전 양국 장·차관도 만나 "新수도 협력" 논의
"임기내 연 500억달러" 해외건설 수주 사활건 국토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박2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가운데, 이 자리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배석할 예정이다. 현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의 기능을 새 수도로 옮기는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조코위 대통령은 특히 ‘세종특별자치시’ 모델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원 장관이 함께 한 자리에서 관련 사업 수주 논의가 진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국토부의 해외건설 사업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외교부는 이날 예정된 윤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의 회담 자리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배석하는 일정을 내부 협의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할 때 논의가 이뤄지는 안건에 따라 어떤 장관이 배석할 것인지가 결정된다”며 “국토부의 경우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등 양국 간 인프라 지원 사업이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왼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 시각) 중국 방문을 위해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서 부인 이리아나 여사와 함께 전용기에 오르며 인사를 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대한민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국을 방문한다. /AP=연합뉴스

◇ 새 수도 짓는 인도네시아, ‘세종시’에 관심…수주 논의 오가나

이와 관련해 조코위 대통령 방한 일정에 이틀 앞서 이미 양국 정부 장·차관급의 만남이 성사된 바 있다. 이원재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 25일 바수끼 하디물로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을 만나,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과 도로 분야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조코위 대통령이 2019년 4월 수도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올해 1월 수도를 현재의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東)칼리만탄 지역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름은 ‘누산타라(Nusantara)’다. 이후 지난달 들어 도로 등 기초 인프라 공사 발주 등 신수도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수도 건설에는 총 40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 역시 사업 초기부터 국토부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수도이전에 필요한 경험과 기술 전수 등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인도네시아 새 수도의 공무원 주택 시범단지의 기본 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현재 참여를 검토 중이다.

더욱이 조코위 대통령이 행정도시 세종시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가 직접 세종시를 방문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1박2일의 방한 일정이 너무 짧아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독대 형식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尹 정부서 힘실리는 국토부 ‘해외건설 수주’ 역할

새 정부 들어 국토부의 해외건설 지원 역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장·차관 워크숍을 통해 “각 부처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달라”며 “경제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이런 데만 의존하지 말라. 국방부는 방산, 국토교통부는 해외 건설, 농업은 스마트팜, 오일머니로 지금 중동에 돈이 많이 모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새 정부 업무보고에서도 해외건설 수주 확대는 비중 있게 다뤄졌다. 원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해외건설 수주액을 윤 대통령 임기 내 연 500억달러(약 66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8월 중 구체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0년 71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10년간 지속해 감소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306억달러로 반토막 났는데, 올해 상반기는 작년보다 더욱 성과 속도가 더딘 120억달러에 그쳤다.

이를 위한 국토부의 전략은 ‘팀코리아’로 요약된다. 해외건설 사업을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시공 위주로만 사업을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설계-시공-운영 전 과정을 관리해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하고, 철도·공항·도시개발 등 대표 인프라 사업에 모빌리티·스마트기술 등을 접목해, 원전·방산·문화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수출(K-스마트인프라)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신수도 건립을 추진하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 사업 참여를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폴란드 등 도시 건설과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해외 곳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원 장관도 “경제위기 때마다 큰 역할을 한 해외 건설이 제2의 중흥기를 맞을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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